농업 이야기
농업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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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자 (엄마텃밭꾸러미 & 물사랑교육농장 대표)
농사란 참 어려운 일이고 한차례 도박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무엇을 심어야 그 품삯이 나올까 늘상 고민하는 모습을 본지 수십 년, 농업이 생업인 농업인은 더더욱 그 고민에 깊이 빠집니다. 어쩌다 자연재해로 1년 농사를 망치게 되면 대체작물을 준비하는 시간도 걸리고 그 비용 또한 만만찮게 들기에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고, 잘 지었더라도 가격이 폭락하면 대농의 경우 몇 년을 휘청이게 되고, 소농들은 생계위협까지 받는 상황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도 요즘 기상변화에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넘어져야 걷는 법을 배우고, 피가 나봐야 아픔을 알고, 괴로워 봐야 행복의 소중함을 알기에 실패도 두려워 말아야 한다지만, 농민에겐 생업이고 소비자에겐 건강한 먹거리를 식탁에 올리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에 절대로 소홀해선 안되는 게 농업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아실까요. 볍씨가 밥알이 되기까지 과정은 씨앗준비, 밑거름, 밭갈이·논갈이 등 토양준비, 적기 씨앗뿌리기, 모종 이식, 정식하기, 잡초 제거, 성장 영양분 공급, 수확에 이르기까지, 쌀은 예로부터 농부의 손길이 88번(八+八=米)이나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비용, 열정으로 공들여 키운 우리의 먹거리들이 시장에 출하되어 소비자에게는 싱싱한 상태로 전달됩니다. 농민들은 자존심으로 키운 농산물을 제값을 받고자 하지만 공급과 수요라는 시장경제 원리에 때론 허무하게 무너지기도 합니다.

장터나 박람회 같은 곳에 가면 공짜를 원하거나 턱없는 가격을 제시, 어느 정도 지원된 건지 아니면 생산자가 포기하는 건지, 어떤 이유로 마지막 날 무조건 나눠주는 상황들이 농업인의 눈에선 어떤 느낌일까요. 농업은 국가 기간사업으로 식량안보 차원에서 식량자급률의 받침이 되어 주고, 농업인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가는 우리의 자존심이 아닐까 합니다. 농업인의 땀방울이 보석처럼 빛난 후 그 결실을 맺을 때 비로소 힘들었던 과정과 아픔이 보상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처럼 때론 핑크빛만은 아닌 시골생활, 농업인들의 생활도 때론 그런 경우가 있는 법임을 소비자들과 공감대가 형성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중함과 농민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 농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배려로 지켜갈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새싹들과 꽃망울들이 얼굴을 내밀며 안녕이라고 인사를 묻는 봄입니다. 이제부턴 한 해 농사를 위해 엄청 바쁠 전국 농업인들이여, 올해는 꼭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바라며 ‘파이팅’입니다.

윤계자 (엄마텃밭꾸러미 & 물사랑교육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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