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틱침대 화려한 프레임에 깃든 장인정신
엔틱침대 화려한 프레임에 깃든 장인정신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테리어 팁]엔틱가구 최대의 적은 직사광선
침대2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가 봄의 향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저번 내용에 이어 엔틱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려 한다.

요즘의 삶의 공간을 보면 아주 심플하면서도 아늑한 공간을 연출해 나가는 것을 트렌드 공간연출이라 한다. 공간연출이라는 것은 어느 한 공간에 어떠한 소재를 두고, 그 소재와 어울리는 색감으로 벽과 벽 사이의 공간을 꾸며 나가는 것으로 본인이 원하는 공간을 얼마나 잘 꾸미는가에 따라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다.

저자가 많은 집을 컨설팅을 할 때는 소비자는 고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기본적 틀을 깨지 않으려는 모습을 많이 보곤 했다. 하지만 고집된 관점보다는 때로는 창의적인 연출로 다가서면 조금은 어색한 듯 지켜보다가 그 공간 연출을 마무리하면 만족도가 100% 이상을 느끼는 것을 보게 된다.

저자는 엔틱을 너무도 사랑하고 엔틱에 관한 스토리를 많이 섭렵하려고 노력해 오기 때문에 공간연출을 할 때도 스토리 메이킹을 한다.


◇우리가 제일 편하게 잠드는 곳 침대

침대는 중세에 가장 귀한 재산목록 중의 하나로 쏜꼽히는 가구이다. 한 가정의 세간목록이라고 할 수 있는 인벤토리(Inventory) 항목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엔틱이라는 이유로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유산으로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

중세엔 만들어진 엔틱 프레임을 보면 장인의 섬세한 조각 하나하나가 입을 벌리게 한다. 아주 디테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파인 조각의 곡선은 정말이지 그 장인이 침대 하나를 만드려고 얼마나 정성이 깃들여졌는지 보지 않아도 그 모습이 훤하게 머릿속에 그려지곤 한다.

당시 중세에서는 많은 수요로 인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프레임을 선호하다가 그럿을 둘러싼 패브릭에 관심을 가지고 되었다. 침대의 패브릭은 원래 바람을 막아 주어 침대 안을 더욱 아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장식요소로 남아 있다.

침대의 아늑함을 살리고자 침대 사각에 기둥을 세워 패브릭을 장식함으로써 실내공간 장식에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 되었고 이것을 ‘테스터 침대(Taste bed)’라 하여 한때 영화에서도 많이 디스플레이 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곤 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테스터 침대를 선호하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영향을 받은 바로크시대의 침대는 벨벳과 같은 화려한 천을 드리운 테스터 침대가 유행했는데 타조 털로 네 기둥의 꼭대기를 장식하기도 하였다.

영국의 바로크 스타일을 새로운 유럽 감각으로 승화시킨 다니엘 마로의 침대 디자인에는 프랑스 바로크 스타일의 특징이 잘 배어 있다. 종교의 자유를 위해 망명한 위그노 장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그는 네덜란드로 망명하여 윌리엄과 메리의 침실을 장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영국의 왕으로 추대되었을 때 함께 영국으로 건너와 햄튼 쿠드 궁전의 장식을 맡았다. 그런 까닭에 바로크 가구 가운데에서 가장 상징적인 것 중의 하나인 침대 디자인에서 특히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침대에 관한 한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루이 14세 시대의 프랑스 궁전에는 왕이 나라 안팎의 중요한 손님을 침실에서 접견하였을 뿐만 아니라 왕이 잠자리에 드는 의식이 밤마다 공식적으로 치러졌다. 침실로 드는 행렬에서부터 옷을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는 과정이 모두 여러 대신들 앞에서 엄숙히 거행되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침실의 위엄이 얼마나 크게 비중을 두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문화를 모방하여 귀족의 집에서도 안주인이 침실에서 손님을 맞이했다. 19세기 초반 나폴레옹 시대에는 보트형태의 침대인 ‘리엉 바토(lit eh bateau)’가 유행했고 이것은 알코브 내에 옆면이 보이도록 가로로 놓였다. 엠파이어 스타일의 ‘보트침대’는 마호가니나 새눈 단풍나무(bird-eye maple)로 제작되었고 얇은 오물루로 장식되었다.

그라고 엔틱 가구 가운데는 독특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것들이 많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 작지만 쓸모가 있는 것들은 같은 시대의 일반가구보다 오히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다. 또한 당시의 생활상이 작은 소품 하나에 잘 드러난다.

엔틱을 사랑하는 이는 많다. 시대의 이야기가 가구로 통해서 또는 소품으로 통해서 들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틱을 사랑하는 만큼 엔틱을 관리하는 법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엔틱가구 관리법

엔틱가구는 감상용 작품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왔고, 또 사용해 나갈 생활 용품이다. 엔틱은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가구이기 때문에 망가질까 두려워서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가볍게 대하라는 말은 아니다. 행여 식탁 상판에 상처가 날까봐 구입하자마자 유리부터 깔고 쓴다면 아무리 좋은 나무로 만든 것이라 해도 질감을 느낄 수가 없다. 우리가 쓰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상처와 손때는 엔틱을 엔틱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러한 과정에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것이 엔틱을 올바르게 쓰고 즐기는 자세이다.

엔틱가구의 최대의 적은 직사광선이다. 직사광선이 드는 곳에 가구를 두면 가구의 색이 바래고 무늬목일 경우 트고 갈라지며 심지어는 원목도 틀어질 수가 있다. 그리고 직사광선에 바래진 가구의 색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만일 직사광선을 피하지 못할 공간이라면 커튼으로 직사광선을 가리거나 가구위에 덮개를 씌워 최대한 빛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지나치게 높은 실내온도도 가구에 치명적일 수 있다. 예전 시대에 만든 가구는 그 시대의 환경에 맞는 조건으로 가구를 만들었고, 지금은 현대화되면서 보다 편리하고 아늑한 공간을 연출하는 환경이기에 조금은 엔틱에 관한 환경을 이해하면서 엔틱을 관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조한 공간에는 가구 주위에 물컵에 물을 두고 관리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가구에서 간혹 나무벌레 자국이 발견되는데 주로 부드러운 목재가 많다. 가정에서는 나무벌레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라벤더나 삼나무 기름이 효과적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라벤더 봉투를 가구에 넣어두는 것도 손쉽고 안전한 방법이다.

끝으로 엔틱은 시대를 넘는 유산이고 공간을 꾸미는 좋은 공간 예술품이다. 그러한 엔틱을 더욱 소중히 다룰 수 있다면 엔틱마니아의 기본조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릴리 하우스메이킹 평거점 대표 민은희
Tel : 055. 748. 5072
www.lilyhouse.co.kr
진주시 평거동 778-22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