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창윤 교수의 의학이야기
하창윤 교수의 의학이야기
  • 정영효
  • 승인 2014.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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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이 아닐까요?
 
 
 
#사례 1=한 여고생이 내원했다.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라고 밝힌 학생은 “5개월 전부터 옆구리가 아프고, 배도 가끔씩 아프고 속도 많이 울렁거려요. 대변을 보고 나도 남는 것 같고, 설사도 가끔 합니다. 배에 가스도 많이 차고 방구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중에 대장암은 없었습니다”면서 “혹시 대장암이 아닐까요”하며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사례 2=한 중년 남자도 내원해 “저는 55세 남자입니다. 한 4주전부터 갑자기 변비가 생겼습니다. 대변의 굵기도 가늘어 졌으며 대변을 보고 나서 또 보고 싶은 느낌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라 술도 자주 마시고 담배도 하루 한 갑씩 20년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대변을 볼 때 피가 보였습니다. 대장암이 아닐까요”라며 문의했다.

외래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 이 같이 갑작스런 변비, 설사, 잔변감, 혈변 현상으로 많이 찾아오고 있다. 그 중에 대장암으로 진단받는 분도 있으며 치핵으로 진단받는 분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먼저 일반적인 대장암에 대해 설명해 본다. 2013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대장암은 전체 암 발생의 12.9%로 3위를 차지했다. 남자에 1.5배 더 많이 발생하고 60대가 28.4%로 가장 많았다. 선진국 병이라 불리는 대장암은 아이러니하게도 선진국은 줄고 있으며 국내는 급증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10년간 약 3배 나 늘었다. 하지만 30대의 젊은 사람이라도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분들께서 대장암의 초기 증상이 어떻게 되는 지 궁금해 하고 있다. 정답은 “초기증상은 없다”이다. 왜 없을까? 이유를 알려면 대장암의 주된 증상을 알아야 한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변하는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 ▲배변 후 변이 남은 느낌 ▲혈변(선홍색 또는 검붉은색) 또는 점액변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 ▲체중감소, 식욕부진, 소화불량 ▲배에 덩어리가 만져진다 등의 주된 증상을 나타낸다.

그리고 대장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른데 우측과 좌측, 직장으로 나누어 보면 ▲우측대장암은 설사, 소화불량, 복통,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 체중감소, 복부팽만이 생기며 ▲좌측대장암은 배변습관의 변화, 변비, 혈변, 장폐색으로 인한 복통 ▲직장은 변비, 설사, 혈변, 배변 후 남는 느낌, 항문통증이 있다.

이 모든 증상은 자세히 보면 대장암이 대장 안으로 많이 자라나와서 대장을 막음으로 생기는 증상임을 알 수 있다. 즉, 대장암 초기에는 대장의 내강을 차지할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이 생길 수 가 없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이 있다. 대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 50세 이상의 남녀, 1년 주기로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왜 분변잠혈반응검사를 하나? 대장암에서는 피가 나오기 때문에 대장암의 조기진단에 사용하며, 큰 불편 없이 대변만 채취하면 검사가 가능하여 간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위음성(대장암이 있어도 혈변이 없는 경우), 위양성(대장암이 없으나 음식이나 다른 요인으로 혈변이 있다고 나오는 경우)가 높아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대장암의 검진 권고안은 50세 이상 남녀, 5~10년 주기로 대장내시경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 처음 내원한 분들의 사례에 대한 진단을 해 보면 ‘사례 1’과 ‘사례 2’ 중 어느 것이 대장암일까? 정답은 ‘사례 2’라고 할 수 있다. ‘사례 1’은 과민성대장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사례 2’와 같이 갑작스런 변비, 변의 굵기변화, 혈변, 50세 이상일 경우는 대장암을 의심하여 대장내시경검사를 꼭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다.

증상만으로 대장암을 진단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리고 증상이 없는 경우 조기대장암을 알기는 더 더욱 어렵다. 하지만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과 검진권고안에 따라 검사를 하게 되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다음은 대장암 예방에 좋은 오색식품(대한대장항문학회 추천)을 추천한다. 사과, 고구마, 양배추, 요구르트, 블루베리 등이다. 참고했으면 한다.

/경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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