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과학기술원 설립 당위성
부경과학기술원 설립 당위성
  • 경남일보
  • 승인 201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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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경남발전연구원 경남경제통계센터장)
경남은 오래 전부터 지역발전의 핵심 기반으로 과학기술원 설립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였으며, 최근에는 부산과 공동으로 부경과학기술원 설립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였다.

우리나라에는 KAIST(대전), GIST(광주), DGIST(대구) 등 3곳의 과학기술원이 있다. 과기원 역할을 크게 보면 국가전략산업과 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이지만 작게는 지역산업발전과 인력양성에 밀집하게 연계되어야 한다.

KAIST가 우리나라 과학기술발전과 연계된다면 GIST와 DGIST는 해당 지역 산업발전과 관련된다. GIST가 호남권의 석유화학산업, 철강산업, 광(光) 기술 및 IT기반 융합기술 분야에 특화되었다면, DGIST는 대구·경북의 전기·전자산업, 의료·신약 등과 관련된 연구로 특화되어 있다.

그래서 부경과학기술원도 부산·경남권의 전략산업군 발전과 정체성(identity) 강화를 위해 기계, 금속, 수송기계, 각종 플랜트, ICT융복합, 에너지 분야에 대한 미래기술 개발기반으로 특화하고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였다.
우리 경남도는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40여년 이상 지역 및 국가 경제발전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수출상품의 내용을 보면 첨단기술이 약화되면서 제조업 위상에 비해 지속적으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 도내 제조업이 처한 현실은 마치 백악기 시대의 공룡인 부경고사우르스와 닮아 간다.

부경고사우르스는 티타노사우르스류에 속한다. 몸통 길이는 20m에 가깝고 키는 10m 정도이며 몸무게는 20~30톤에 달한다. 목이 매우 길고 큰 몸집에 비해 머리는 아주 작은 편이다. 이 공룡은 현재 유치·설립하려는 부경과학기술원과 이름도 유사하지만, 도태와 소멸 과정이 경남도의 기계산업 현실과 흡사한 점이 더 많다.

도내 기계산업은 중후장대형 제조업의 핵으로서 몸통이 되는 생산과 제조는 창원을 중심으로 밀집되어 있다.
그러나 첨단 신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두뇌에 해당되는 부분은 수도권과 대전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부경고사우르스와 같이 두뇌와 몸체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호전달 속도가 늦어지고 두뇌의 크기가 몸체에 비해 너무 작아 의사결정이 늦으며,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지 못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되며 결국 도태되기 쉽다.

반면에 부경고사우르스와 함께 살았던 포유류들은 작은 몸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두뇌를 가짐으로써 공룡 멸종 이후 지금까지도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두뇌와 몸체의 거리를 스스로 짧게 하여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응력으로 생존과 번성의 길을 걷고 있다. 생존과 혁신을 위한 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한 셈이다.

부경과기원 설립은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창조경제 핵심인 새로운 혁신생태계를 튼튼하게 한다.

첫째, 창업생태계이다. 과기원의 존재는 활발한 창업지원, 벤처자본 투자 활성화와 창업보육 및 Post-창업보육의 기능을 즉시 강화하게 된다. 둘째, R&D생태계이다. 과기원에서 발생하는 R&D성과를 바탕으로 신산업의 창출과 일자리 연계가 가능하며, 산·학·연간 개방적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산업이 연계·발전할 수 있다. 셋째, 협력적 기업생태계 구축이다. 대·중·소기업간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상생협력 역할이 증대될 것이다. 끝으로, 지식재산생태계 형성이다. 연구개발 성과를 중심으로 지식재산권의 확보와 지재권 가치평가 및 기술이전 그리고 산업화가 촉진될 것이다.

경남산 수출상품에서 첨단기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10년 전에 비해 30%대로 떨어졌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부경고사우르스 멸종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첨단기술개발 기반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찰나를 두고 변하는 세계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공룡의 모습이 아닌 포유류처럼 적절한 크기의 두뇌가 몸체와 가까이 붙어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기계산업 생산 집적지 위에 탄탄한 연구기반을 갖추는 것, 그것이 창조경제 혁신생태계 구축이자 또한 부산경남과학기술원 설립의 당위성이다. 부경과기원, 빠를수록 좋다.
김영순 (경남발전연구원 경남경제통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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