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合從連衡)
합종연횡(合從連衡)
  • 경남일보
  • 승인 201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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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
선거철만 되면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연대나 합당 그리고 신당 창당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그리고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야권연대가 큰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합종연횡(合從連橫)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정치적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아무리 정치가 타협의 산물이고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고 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벌어지는 합종연횡은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합종연횡은 중국 전국시대에 나온 말로 합종과 연횡의 두 외교정책을 합한 말이다. 이 말을 처음 들고 나온 사람은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라는 사람이다. 소진이 먼저 강국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나머지 여섯 나라가 힘을 합쳐 맞서자는 합종책을 들고 나왔다. 그는 동맹의 성공을 위해 6국의 왕들에게 ‘만일 한 나라가 배신하면 나머지 다섯 나라가 그 나라를 친다’는 맹서까지 쓰게 했다.

▶그러나 합종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소진의 합종책을 무력화시킨 사람은 장의다. 그는 6국을 찾아다니면서 진나라와 동맹하는 길만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연횡책을 사용하여 합종책을 무산시켰다.

▶지난 선거에서 야권연대라는 연횡책을 사용해 온 민주당이 이번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의 새정치연합(가칭)과 합종책을 사용하는 듯하다. 현재 구도로는 지방선거 필패라는 민주당의 위기의식과 ‘새정치’라는 그럴듯한 명분도 살아남지 못하면 구호에 그칠 뿐이라는 안철수의 현실정치 인식이 통한 것일까. 전국시대에 천하대권을 가른 합종연횡책이 오늘날 우리 정치에도 통하는 것을 보면 뭉치고 합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인지 고민만 깊어진다.

안상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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