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황소개구리 등에 올라탄 까닭은?
두꺼비가 황소개구리 등에 올라탄 까닭은?
  • 이은수
  • 승인 2014.03.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태계 위험신호…전문가들 "실태파악 필요"
속보=경칩을 앞둔 지난 5일 창원대학교 기숙사 앞 연못에서 수놈 두꺼비 한마리가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황소개구리 등에 올라타 짝짓기를 시도하는 장면이 목격됐다.(본보 6일자 1면 보도)

두꺼비는 왜 외래종인 황소개구리 등에 올라탄 것일까?

전문가들은 두꺼비의 경우 암놈 스스로 알을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수놈이 암놈의 허리를 감아서 압력을 가해야 산란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서파충류 전문가로 알려진 대구보건대 김구환 교수는 “일반적으로 두꺼비는 2∼3월 산란철에 움직이는 물체만 보면 등에 올라탈 정도로 종족보존 본능이 왕성하게 발동한다”며 “하지만 못에 황소개구리는 많은 반면, 두꺼비 개체수는 적다보니 짝을 구하지 못한 두꺼비가 황소개구리를 찾게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산란기에 번식욕구가 강해진 두꺼비가 유전자가 다른 황소개구리를 동종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구환 교수는 이어 “암컷을 장시간 껴안는 두꺼비의 압박이 워낙 강할 뿐만 아니라 몸에서 독성의 점액질 분비물까지 나오기 때문에 결국 황소개구리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는 경우도 있다. 두꺼비가 황소개구리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연못에서 생태교란종인 황소개구리와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를 보면서 환경파괴에 의해 멸종위기에 내몰린 양서류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김구환 교수는 “두꺼비는 피부조직이 강해서 습지 뿐만 아니라 땅에서도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는데, 생명력이 강한 두꺼비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양서류의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N은 개체수가 줄어들어가는 양서류(일부 개구리과 등)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례로 대구 망월지 주변에 찜질방 등이 들어서면서 2009년 250만마리를 웃돌던 새끼 두꺼비들이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생태 사진작가 최종수씨는 “두꺼비가 착각해서 황소개구리와 짝짓기를 했다고 볼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토종인 두꺼비 개체수가 국내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이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면서 “두꺼비의 경우 맹금류 등 천적이 많아서 생존이 쉽지 않는 가운데, 각종 개발사업으로 습지가 사라져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점검해야 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 또한 “두꺼비는 대지가 습해야 일반적으로 알을 낳는다. 하지만 우리주변에서 갈수록 두꺼비를 보기가 힘들어 진다”면서 “이는 아파트 건축 및 도로건설 등으로 습지가 사라져가고 기후 변화로 인해 양서류 서식이 악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행정에서 정확한 실태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h140305-경칩사진물01
경칩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창원대학교 생활관 앞 호수에서 겨울잠에서 깬 황소개구리와 두꺼비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황선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