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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틈바구니 도시민 쉼터가 된 산경남일보 선정 100대명산 <93>김해 굴암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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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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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암산 최고의 전망 암릉지대. 멀리 병풍처럼 선곳이 불모산 줄기이다.


장유화상은 서기 97년 가락국 김수로왕과 허황후 사이에서 난 왕자 7명을 데리고 하동 칠불사에 온다. 승려인 그는 왕자들을 도와 운상원에서 기도한지 6년 만에 성불케 한다.

칠불사 외부에서 기다리던 그의 동생 허황후는 왕자들의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와 천비연 앞에서 그들의 성불모습을 지켜본다.

알려진 대로 장유화상은 인도 아유타국의 왕자이면서 승려. 동생 허황옥과 함께 인도에서 파사석을 배에 싣고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건너 김해 가락국으로 왔다.

허황옥은 가락국 김수로왕과 혼인해 10왕자를 뒀다. 한 왕자는 태자가 되고 두 왕자는 허황후의 성을 잇게 했으며 나머지 7왕자는 출가한 뒤 장유화상을 따라 하동 칠불사 운상원에서 성불한 것이다.

장유화상은 이에 앞선 서기 48년에 김해 가락국 굴암산·불모산 기슭에 장유사를 창건하고 수도했다. 이른바 장유사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래됐다는 남방불교전래설을 입증하는 사찰로 회자되고 있다. 인도 아유타→김해가락국→장유사→칠불사로 통하는 연결고리다. 이는 당초 고구려 소수림왕 때(서기 372년) 중국 전진에서 전래됐다는 북방불교전래설보다 300여년이 앞선 것이다.

이 외에도 김해에는 이를 입증하는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허황후릉 앞에 있는 파사석탑은 돌의 성분이 우리나라 것과는 다른 인도에서나 볼수 있는 특이한 것이다. 또한 물고기 문양 쌍어문을 비롯해 가야유물에서 나오는 코브라문양 등이 인도 아유타국에서 발견되는 것들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기록을 바탕으로 이들이 모두 불교의 남방전래설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의 남쪽 관문에 굴암산 불모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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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화상의 사리탑이 있는 장유사.


▲굴암산은 김해시 창원시 부산시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해발 663m. 북서쪽의 불모산과 팔판산이라고 부르는 화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가 진해구와 김해 장유면, 부산 강서구와 경계를 이룬다. 능선 남쪽에 성홍사가 있다. 한때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조용한 산이었으나 지금은 장유신도시가 생기면서 사람이 들끓는 산이 됐다.

▲산행은 장유사(차량 이용)→신안마을→도시고속도로밑 통과→굴암산정상 2.4km이정표→돌무더기 갈림길에서 큰골을 따라→돌탑→쉼터(벤치 있는 곳)→통나무계단→무덤있는 능선→바위→주능선→암릉구간(반환)→굴암산 정상→육각정 망해루→하산→신안·율하갈림길→돌무더기 갈림길 합류→신안마을 회귀. 많은 길이 나 있고 이정표도 잘 돼 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산행 전 전체적인 산세를 파악하고 오르는 것이 관건이다. 휴식포함 4시간 소요.

▲오전 10시, 바위로 만든 마을 표지석을 지나 신안마을 중앙을 관통한다. 이름이 특이한 ‘연기 나는집’ 식당과 신안경로당을 지나 바로 ‘굴암산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왼쪽 물길을 건넌다. 로뎀전원교회와 기독교 장유수양관 앞을 통과한다. 창원에서 김해로 넘어오는 창원 2터널 도로 아래를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 2번째 물길을 건넌다. 오른쪽 길은 이 산을 오르는 가장 오른쪽에 있는 가장자리길이다.

큰길 옆 ‘굴암산 정상 2.4km’ 이정표가 나오면 이때부터 산으로 들어갈 수 있다.

10분여를 더 오르면 등산로 바닥에 돌을 모아 한반도형상을 만들어놓은 갈림길에 닿는다. 이곳에서 5∼6개의 돌탑이 쌓여 있는 오른쪽 길을 택해 오른다.

도시와 인접한 산은 등산로가 넓고 길이 여러 갈래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부산 금정산 창원 무학산 진주 월아산 등이 그렇다. 도시가 형성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 그만큼 등산로가 넓어지고 또 길이 많아진 탓이다. 굴암산도 전형적인 도시의 산으로 변해버린 케이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굴암산은 오지였다. 이 산을 오르려면 진해 성홍사쪽에서 올라야하는데 접근이 쉽지 않아 찾는 사람이 적었으나 최근 들어 김해 장유신도시가 형성되고 아파트촌이 들어서면서 순식간에 도시의 산으로 변해버렸다. 동·식물의 자리도 좁아져 여느산에서 쉽게 볼수 있는 다람쥐 청설모가 별로 없다. 사람들이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아 버린 격이다.

오전 10시 40분, 7∼8개의 벤치와 몇개의 평상이 놓여 있는 넓은 쉼터에 닿는다. 이때부터는 가파른 된비알이고 통나무계단이다. 등산로는 아래서 보는 것과는 달리 드센 오름길이다. 이른 아침에 산에 올랐다가 하산하는 등산객이 거친 숨소리를 내는 산우 일행에게 한마디 던진다. “힘들지요. 가장 힘든 코스로 올라 왔네요”

오전 11시, 두 세개의 무덤이 있는 능선 안부에 닿는다. 무덤이 꺼지는 것을 막기위해 후손이 궁여지책으로 철조망을 설치했으나 별 무소용으로 자빠져 있다. 이 역시 사람들의 통행이 적었던 때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능선 옆으로 돌아 비스듬한 사면 길을 따라 오른다. 이도 잠시 다시 급경사와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처음으로 만나는 바위를 우회해 안부에서 바위꼭대기에 올라선다.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찬 김해 장유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전 11시 23분, 주능선에 올라선다. 오른쪽은 화산방면, 왼쪽 500m지점이 굴암산 정상이다. 오른쪽에 이 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암릉이 있다. 암릉은 주능선 부근에서 불쑥불쑥 솟았다가 진해 앞바다 쪽으로 고도를 낮추면서 맥이 길게 뻗어 있다.

오전 11시 40분, 굴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북서쪽에 불모산 주릉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다. 창원과 김해를 가르는 경계가 된다. 남쪽 산 아래에는 성홍사가 위치하고 있다. 과거 진해 쪽에서 산행하는 들머리가 되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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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암산산행에 동행한 산우


정상을 떠나 동쪽으로 향한다. 700m지점에 육각정 망해정이 위치하고 있다. 망해정에선 그야말로 바다 풍경이 잘 보인다.

남쪽 바다, 바다를 메워 만든 부산 신항과 진해경제자유구역 그리고 진해 앞바다가 조망된다.

거제에서 부산가덕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는 저도를 지나 대죽도에서 바다 속으로 잠영한 뒤 가덕 해저터널로 이어져 부산으로 간다.

사람들은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운다. 바다를 메워 육지로, 산을 깎아 더 넓은 땅으로 만든다.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들이고, 더 많은 배를 오게 하고, 또 더 많은 비행기가 날게 한다. 굴암산은 그 중심에 서 있다. 내륙으로는 도시에 갇히고 바다로는 산업화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 격이다. 갇혀버린 산, 굴암산은 섬 아닌 섬 같다. 망해정에서 멍하게 바다를 바라볼 뿐이다.

하산 길, 신안마을까지 2.4km, 오름길보다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길이다. 골아서 약해보이는 편백나무 숲 옆으로 길이 나 있다. 율하·신안마을 갈림길이 있는 쉼터에서 신안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물길 옆으로 길이 나 있다. 낮 12시 56분, 갈림길. 한반도형상돌무더기에서 합류한 뒤 기독교장유수양관 앞을 통과해 신안마을로 하산한다.

굴암산 산행을 하기에 앞서 장유사를 먼저 들렀다. 장유화상이 건립했다는 장유사는 김해의 진산 굴암산 북서쪽 4km지점에 있으며 불모산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해 절까지 접근할 수 있다. 들머리는 대청계곡 장유폭포, 이 길을 따라 약 2km정도 오르면 된다. 장유사 입구에는 조선시대 후기에 폐사된 왕후사지가 있다. 경내에는 인법당과 관음전 칠성각, 장유선원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는 응향각이 있다. 장유화상 사리탑은 절 뒷편 언덕에 있다. 사리탑은 장유화상이 입적한 뒤 400여년 후 가락국 칠지왕(재위 451-492)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92년 임란 때 일제에 의해 도굴됐고 부장품은 반출됐다. 절 오른쪽 50m지점에는 장유화상이 수도했다는 토굴도 있다.

최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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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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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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