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곰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
지리산에 곰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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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달곰 가족이 35마리로 늘어 대가족을 이루게 됐다. 최근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반달가슴곰 새끼 5마리가 태어나 복원사업 10년 만에 가장 많은 새끼가 태어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과 이달 지리산에서 어미곰 3마리가 새끼 5마리를 출산했으며 이 중 3마리를 확인한 결과 수컷 한 마리, 암컷 두 마리로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리산 반달곰이 오는 2020년까지 서식 목표 50마리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달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급감하고 있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대상 동물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나라마다 복원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정부가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한 것도 인위적으로라도 멸종을 막아 보려는 고육책이다. 문제는 일단 사람 손에 길들여진 곰이 자연으로 돌아가 안전하게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2004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시작한 이후 5마리가 출산한 것은 10년 만인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반달곰 증식 복원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낭보라 할 만하다. 지리산의 곰은 40여년 전만 해도 수시로 볼 수 있었지만 급속히 사라진 것은 밀렵과 개발로 인한 서식처 파괴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지리산에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이 죽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종 복원이 어렵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지리산에서 반달곰이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사람과 반달곰의 공생이 결국 사람에게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리산에 풀어 놓은 반달가슴곰이 멧돼지 포획용 올무에 걸려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건강한 산은 숲과 함께 동물이 맘껏 뛰노는 산이다. 민족의 명산인 지리산에 숲과 계곡만 있고 동물이 살지 않는다면 온전한 산이라 할 수 없다. 지리산에 곰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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