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무한 호텔
209. 무한 호텔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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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20세기의 유명한 수학자인 힐버트(1862~1943)는 독일 태생이며 수학의 모든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그의 적분방정식론으로부터 오늘날의 힐버트공간론이 태어났다. 그리고 1960년에 파리에서 국제 수학자회의가 열렸을 때 23개의 미해결 수학문제를 들고 20세기의 수학의 진로를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칸토르는 “수학의 본질은 그 자유성에 있다”라고 말하였고 그가 창시한 무한집합론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것에 대해 힐버트는 “무한! 이것만큼이나 인간의 정신을 뒤흔들어 놓은 것은 없다”라고 말하였다. 힐버트는 칸토르의 무한집합론의 한 부분을 보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어느 호텔이 무한히 많은 방을 가졌는데 지금 만원이다. 그런데 새로운 손님 한 사람이 왔다. 무한을 모르는 지배인이라면 ‘지금 방이 없습니다’라고 말하겠지만 무한의 성질을 잘 아는 지배인은 다음과 같이 방송하였다. “죄송합니다. 손님 여러분! 지금부터 1호실 손님은 2호실로, 2호실 손님은 3호실로, 3호실 손님은 4호실로, 지금 묵고 계시는 방보다 번호가 하나씩 많은 방으로 옮겨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방법으로 새 손님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호텔에 50명의 단체손님이 도착하였다. 유한한 개수의 방을 가진 호텔의 지배인이라면 당연히 “죄송하지만 지금 방이 없습니다”라고 말하겠지만 이 호텔 지배인은 다음과 같이 방송하였다. “손님 여러분 대단히 죄송하지만 1호실 손님은 51호실로, 2호실 손님은 52호실로, 지금 묵고 계시는 방보다 번호가 50이 많은 방으로 옮겨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방법으로 50명의 손님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한히 많은 손님이 도착하였다. 이번에도 지배인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방송하였다. “손님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1호실 손님은 2호실로, 2호실 손님은 4호실로, 3호실 손님은 6호실로, 지금 묵고 계시는 방 번호의 2배의 번호를 가진 방으로 옮겨 주시기 바랍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배인은 방금 도착한 모든 손님들을 1호실, 3호실, 5호실과 같은 방법으로 홀수번호의 방에다 묵게 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유한의 경우에 상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무한인 경우에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많은 학생들이 집합, 특히 무한집합에 대해 어려워하는 경향이 많았다. 최근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 과정이 바뀌면서 집합 단원이 뒤쪽으로 넘어가면서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조금 해소한 것 같다. 그리고 학습의 흥미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야기 형식의 스토리텔링 수학을 표방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치열한 정보 산업화 시대인 21세기에 국가 경쟁력으로 부상한 수학·과학 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국가에서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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