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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주부전 전설 전해오는 이웃 동네나들이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31>사천 이야기
경남일보  |  yo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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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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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용궁시장

 
우리가 살고 있는 진주에서 가까운 사천은 어린 시절부터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아버지와 소를 몰고 사천시장으로 향했던 기억, 친구들과 진삼선 기차를 타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바다풍경에 감탄하며 삼천포역까지 달려 남일대해수욕장을 찾았던 기억, 더운 여름날에 친구 집에 놀러가 동네 어른들과 함께 천렵을 즐겼던 기억 등 잔잔한 감동을 많이 갖고 있다. 지금은 근무지가 여기에 있으니 또 다른 느낌으로 사천을 둘러보고 즐길 수 있어서 좋은데, 사천이라는 지명은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에 처음으로 사용하였고, 1995년 5월 10일 도농 복합 형태의 시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4948호에 의하여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하여 지금의 사천시로 거듭났다. 여가가 나면 가보고 싶고, 사업에 눈을 뜬 사람이면 투자하고 싶은 사천을 둘러보며 희망이 넘치는 봄을 즐겨보자.

사천은 오래전부터 참다래의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곤명에는 참다래로 만든 다래와인을 보관하는 와인갤러리가 생겼다. 구 경전선의 터널을 활용하여 분위기 있게 꾸몄고, 예술과 와인이 어우러져 다양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으며, 와인 무료시음도 할 수 있어 지나는 길에 들려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 와인갤러리의 분위기에 젖었다가 나와 곤명딸기와 대마가 유명하고 1일과 6일에 장이 서는 완사시장을 찾았다. 완사시장은 국도2호선과 경전선의 완사역이 있는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하여 인근 진주시와 하동군, 산청군의 청정한 특산물이 집화되는 곳으로 재래시장의 맛을 맘껏 느낄 수 있다. 특히 전통순대와 소고기는 유명하여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으며, 가오리무침을 잘 하는 집에 초대를 한다던 친구가 소식 없어 떠나버려 그립다.

장터국밥이라도 한 그릇하면 좋은데 오늘따라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어 그냥 장구경만 하고 비토섬으로 향한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불자들의 기도도량으로 신성시되고, 만해 한용운 선생이 ‘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한 곳이며, 김동리의 소설 ‘등신불’이 저술되어 뜻 깊은 곳인 다솔사 앞을 지나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으로 구불구불 차를 달린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자로 토끼가 날아올랐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섬으로 ‘별주부의 고향’ 인만큼 토끼를 그대로 빼닮은 토끼섬, 납작 엎드린 거북모양의 거북섬, 그리고 월등도, 목섬 등 비토섬에 위치한 섬들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 서정적인 섬마을의 풍경과 더불어 삶의 힘찬 원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길옆으로 펼쳐질 들녘과 야트막한 산들이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함을 주며, 곧 만개할 벚꽃나무 터널은 환하게 빛나며 곱고 아름다울 것이며, 여름에는 푸름으로, 가을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계절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사천시 끝자락 섬인 비토섬은 오래전에 놓아진 연륙교로 인해 배를 타지 않아도 쉽게 닿을 수 있는 섬이며, 물때를 잘 맞추면 월등도로 가 토끼와 거북이 캐릭터와 함께 다양한 섬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용궁은 아니지만 좀 더 가까이서 바다 냄새와 그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고 사천대교를 건너 옛 삼천포로 향한다. 자전거로 달려도 환상적인 해안도로를 그렇게 달렸던 기분을 떠올리며 달린다. 건너편 서포와 비토섬이 수면 위로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에 감탄하며 잠깐 모충공원에 오른다.
 
▲추어탕


모충공원은 송포동 해안에 인접해있는 자연발생적인 공원으로 지형이 거북이의 등을 닮았다하여 거북등이라고도 한다. 공원에 올라서면 바다 건너 멀리 남해대교와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물결을 볼 수 있으며, 노산 이은상선생은 이곳에 와서 본 풍경과 느낌을 그의 저서 ‘이충무공 전서’에 기록하였다고 하니 과히 그 경치는 짐작이 갈 것이다. 주변에는 포도를 비롯하여 배 참다래 단지가 있고, 싱싱한 자연산 횟집과 요트 윈드써핑 바나나보트 등의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 와도 좋은 곳이며, 여기서 각산으로 올라 봉화대에서 내려다보는 삼천포항과 삼천포대교 주변의 경치는 정말 환상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시원하게 뚫린 3번 국도를 달려 실안 해안을 지나 대방진굴항을 찾아간다. 대방진굴항은 고려 때 연안을 빈번히 침범하던 왜구의 침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하여 설치한 구라량의 진영이 있던 곳으로 수군만호(조선 때 각 도에 있는 수군이 수영에 속했던 종4품의 외직 무관)가 있었다. 그 뒤 구라량이 폐영이 되면서 소규모의 선진으로 남아 있던 것을 순조 때 진주목에서 관내 72개 면민을 동원하여 부역으로 이곳에 굴항을 축조하였으며, 굴항이 축조된 다음에는 이곳에 조곡 운송선과 전함이 정박했지만, 지금은 잔잔한 수면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조용한 공원으로 단장되어 있다. 굴항을 빙 돌아보고 새롭게 단장한 삼천포용궁수산시장에서 회를 떠서 먹으려다, 오늘 점심은 바닷가에서는 별로 찾지 않는 추어탕을 먹기로 했다.

사천의 먹거리로는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활어회를 비롯하여 도다리쑥국 장어구이 해초비빔밥 멸치쌈밥 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지만, 우리가 찾은 삼천포추어탕에서는 추어탕은 따로 차려진 냄비에 끓여서 먹도록 준비해주어 더 진한 추어의 맛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 그기에 각종 해초류와 신선한 봄나물까지 함께 맛볼 수 있고 사장의 친절한 안내와 계속하여 찬을 보충해주는 인심이 고마워 언제 찾아도 기분 좋은 집이다. 욕심이 많아 바쁜 일정으로 둘러보려니 식당에서 서비스하는 커피를 들고 나와 잠시 노산공원에 들려 목섬을 바라보며 물고기상과 삼천포아가씨상 사이를 거니다가 박재삼문학관을 지나 선진으로 향한다.
▲대방진굴항

선진리성은 사천의 봄을 상징하는 곳이라 많이 찾는 곳인데 오늘은 주변의 조명군총을 찾았다. 조명군총은 조선 선조 30년 정유재란 당시, 신채라고 한 지금의 선진리성에 포진하고 있던 왜적을 몰아내기 위하여 최후의 결전을 벌이다가, 아군 진중의 폭약궤에서 발생한 불의의 화란으로 적의 역습을 받아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내었는데, 이때 분사한 전사자의 잘려진 머리를 적의 손으로 장사한 곳이다. 옛날에는 무덤 앞에 당병공양탑이라 쓰인 1m 높이의 표석이 있었으나 없어지고, 무덤만 약 400년 동안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보존되어 오다가, 지금은 조·명연합군전몰위령비가 무덤 앞에 세워졌으며, 1985년에 도지정 기념물로 지정되어 조명군총이라 명명하여 보호하고 있어 묵념한다.

이렇게 사천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가득하며,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을 이끌어가는 곳도 있다. 바로 항공우주박물관인데 3600여점의 전시물들이 항공우주관 자유수호관 야외전시장 등에 정리되어 있어 테마별로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고, 항공발달의 연대기를 비롯하여 세계 최초의 비행선인 비차와 라이트형제의 프라이어 1호 모형이 있으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자유수호관, 한국전쟁당시의 전시품들도 있어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갖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국내 1호 교육기부 체험 학습관인 KAI 에비에이션센터가 있어 항공기에 적용되는 수학 과학 등을 다양한 실험으로 더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이론수업과 체험학습을 진행하여 항공에 관련된 꿈을 키우기에 좋은 곳이다.

벌써 해거름이라 넓디넓은 길이 차량의 행렬로 가득한 대열에 끼어 사천읍성으로 간다. 사천읍성은 백성을 보호하고 외적을 막기 위해 쌓았지만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사천읍성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가지의 경관이 아름답고, 여기서 경험하는 달맞이는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룬 절경 중의 절경이라니 기회가 있으면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사천을 둘러보는데 모처럼 전화가 와 젊은 동료들이 사천에서 해물탕에 소주 한잔하자고 청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달려간 곳은 해물천국이다.

사천의 맛 10선으로는 물메기탕 복국 해물정식 해물탕 물회 생선회 백합죽 도다리쑥국 냉면 붕장어를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 하나인 해물탕이라니 즐겁다. 식당도 허름한 가건물에 가깝지만 수족관에 바로 끄집어낸 신선한 해물로 푸짐하게 끓여내는 해물탕은 진국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사천에 오면 꼭 싱싱한 활어를 맛봐야하지만, 가리비 모시조개 중합 백합 꽃게 오징어 중하새우 대하새우 주꾸미 낙지 미더덕 소라 등으로 진하게 끓여낸 해물탕에 어묵을 넣어도 한맛 더한다. 술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구수한 얘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웠지만 계속되는 건배는 힘들었다. 그래도 사천에서의 해후는 사천여행만큼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사천 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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