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내 탓, 니 덕분” 운동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내 탓, 니 덕분” 운동
  • 경남일보
  • 승인 201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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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화 (경남소방본부장)
우리의 옛 속담에 ‘잘 되면 내 덕,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일이 잘 되면 자기가 잘해서 된 것으로 여기고 안 되면 남을 탓한다는 것이다. 살면서 남 탓을 안 해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같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렇게 잘못된 것 또한 자신의 잘못마저도 남의 탓으로 돌리는데 있다.

예년과 달리 포근한 날이 많았던 올 겨울의 끝자락,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눈 폭탄이 영동지방을 강타하더니, 지난 2월 17일 경주에서는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했던 대학생 10명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체육관에서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그 이전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난사고로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재산피해를 입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에도 ‘인재(人災)’라면서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참사 또한 날씨 탓, 습설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정작 시공사가 설계대로 건물이 안전하게 시공이 되고 관리만 잘 하였더라도 이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모든 것을 남의 탓, 외부요인의 탓으로 돌리는 우리의 고질적인 ‘탓 문화’는 우리의 정신을 망가뜨리고 사회의 기강을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우리 가치관까지 흐려 놓는 망국의 병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모든 것을 남의 탓, 외부요인의 탓으로 돌리는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개인의 인생은 물론 우리가 소속된 회사와 사회를 어지럽히고, 궁극적으로는 나라까지 망치게 될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1년에 한 번씩은 꼭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이솝우화’를 읽는 것인데, 이 소설은 언제 어디에서 읽느냐에 따라 늘 새로운 내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일까. 이 내용 중 요즘 들어 가장 공감하는 그 유명한 구절은 바로 ‘저 포도는 분명 시고 맛이 없을 거야’라는 여우의 말이다. 이처럼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남의 탓을 하게 되는 경우가 직장생활에서도 발견된다.

세상사는 네 탓이 문제가 아니라 내 탓이 문제이다. 내가 잘하고 미리 대비하면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세상만사 남의 탓이 아니라 바로 내 탓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남의 탓만 하는데 남의 탓을 한다고 일이 해결되며 좋아질까. 남의 탓만 하는 것은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고 서로 간에 사이만 나빠질 뿐이며, 조직내부의 기강까지 흔들리게 만든다.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길은 자기반성이고 자기 개혁만이 유일한 길이다. 앞으로 우리들도 잘못된 것은 남 탓하지 말고 내 탓으로, 잘한 것은 타인이 잘하고 도와줘서 잘된 것으로 생각하는 ‘내 탓, 니 덕분’ 운동을 생활화하여야 할 것이다.

속담에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상대에게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말 한 마디는 천냥이라는 엄청난 빚도 갚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속담은 말의 힘이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잘된 모든 몫은 ‘니 덕분’이고, 잘못된 모든 몫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내 탓이오’라고 크게 한 번 외쳐본다면 어떨까. 나는 경남소방본부부터 ‘내 탓, 니 덕분’ 운동을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면 한쪽만 이득을 보는 ‘제로섬’(zero sum)이 아닌 ‘플러스섬’(plus sum)이 될 것이고 우리 사회가 통합되어 선진국으로 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창화 (경남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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