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씨월드’ 돌고래 체험장 논란 확산
거제 ‘씨월드’ 돌고래 체험장 논란 확산
  • 김종환
  • 승인 2014.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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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명백한 동물학대”…市·업체 측 “경기 활성화 기여”
01.조감도
거제씨월드 조감도.



국내 최대 규모의 돌고래 체험장인 ‘거제씨월드’가 오는 4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동물학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은 사업 취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거제시와 사업자 측은 관광 인프라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이 사업은 싱가포르 계열 자본이 설립한 ㈜거제씨월드가 거제시 지세포항에 건립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돌고래 체험장이다.

거제시가 시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민간업체가 자본 200여억원을 투입해 합작한 이 시설은 7342㎡ 부지에 3층 규모이다. 수조 12개를 갖췄고 개장하면 흰돌고래 4마리와 큰돌고래 16마리 등 모두 20마리의 돌고래를 선보인다.

거제씨월드는 서울 2곳, 제주 3곳, 여수 1곳, 울산 1곳에 이어 국내 8번째 돌고래를 활용한 관광시설이다.

이 가운데 돌고래 체험장인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6곳은 돌고래 공연장이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와 지역 시민단체는 사업 초기부터 돌고래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유럽연합 28개 국가 가운데 14개 국가가 돌고래 포획이나 전시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수족관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규제를 통해 사실상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 전시와 공연 등에 돌고래를 이용하려고 공을 들인다고 지적했다.

기존 동물원에서 태어나는 돌고래 개체만으로는 전시관을 유지할 수 없어 수요를 감당하려면 야생에서 포획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포획 행위가 멸종 위기종인 돌고래의 멸종을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는 게 동물자유연대의 입장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11월 ㈜거제씨월드가 준공 승인도 받지 않고 수조에 돌고래 4마리를 반입했다며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재수사를 촉구하며 항고장을 내는 등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6일 지역 8개 시민단체와 함께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공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공사장 수조에서 돌고래를 사육하고 업체 직원과 사육사가 해당 시설에 출입한 것은 명백한 건축법 위반”이라며 시설 개장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거제시와 거제씨월드는 돌고래 체험장이 들어서면 지세포항 일대의 지역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애초 돌고래 공연장을 계획했지만 동물보호단체 등의 반발을 고려해 체험장 시설로 변경한 만큼 사업취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제씨월드 측의 입장이다.

업체 측은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동물보호단체 등의 지적에 따라 해당 수조에 대한 임시 사용승인 절차를 거치는 등 정식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거제씨월드 측은 돌고래 체험시설이 개장하면 연간 37만명이 찾아와 112억원의 입장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돌고래 4마리가 있는 울산 고래생태 체험관은 2013년 기준 60만명이 다녀가 16억원의 입장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주민 상당수도 돌고래 체험시설이 관광객 유치로 이어져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세포항발전협의회 배재용(60)회장은 “해상 전면에 동백과 후박나무 등 원시림이 관광객을 유혹하는 지심도를 품고 있는 지세포항을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려면 관광 인프라가 생겨야 한다”며 “거제씨월드 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제씨월드 정식개장은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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