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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을 닮은 해와 바다가 만나는 그 곳[어촌마을에 가다] 창원 명주마을
박성민  |  smworld17@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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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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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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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드라마세트장
 
빠알간 해가 뉘엇뉘엇 붉은 빛을 애써 감추며 바다로 몸을 숨긴다. 땅거미가 지기 전 하늘과 바다는 곧 붉게 물들었고 환상의 낙조는 마을을 감쌌다.

창원 명주(明珠)마을.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낙조를 보려면 이곳으로 와야한다.

명주마을은 ‘해가 바다에 떨어질 때 모양이 구슬처럼 아름답다’하여 명주(明珠)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행정구역상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에 위치하고 있다. 명주마을에는 주변 군령, 마전과 함께 60~70여명 정도의 어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50가구의 마을주민들의 어업기반은 그리 크지 않다. 주변 구복마을과 실리도와 달리 대부분의 주민들은 반농반어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주민들이 어업에 종사하면서도 마늘과 고추 등 밭농사를 병행하고 있다.명주마을에선 미더덕이 가장 유명한데, 2월말부터 5월초순까지 주로 생산된다.

이곳의 미더덕은 봄이 되면 바다의 향을 흠뻑 머금고 있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갖고 있다. 특히 명주마을은 지리적으로 강한 파도가 미치지 않고 수심이 얕아 미더덕을 양식하는데 더할나위 없이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명주마을 어민들은 1980년대 들어 미더덕 양식을 시작했다. 지리적 특성상 미더덕 생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명주마을 미더덕은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매우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일품인 명주마을 미더덕은 성수기인 봄철이 되면 마을의 곳곳에는 전국 미식가들의 식탁위로 올라갈 택배상자들이 줄지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명주마을 바다에는 여름철 낚시꾼들이 찾는 횟수가 적고 홍합과 바지락 등의 생산도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미더덕이 명주마을의 주생산물이다.

미더덕이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사촌격인 ‘오만둥이’가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진다.

오만둥이는 표면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덮여 있으며, 불규칙한 홈이나 주름이 있어 그 생김새가 미더덕과 흡사하다.

몸길이는 1~10cm정도로 3cm정도로 작은 크기의 것들은 ‘통만디’라 하여 통으로 제품을 만들지만 그 이상은 칼로 썰어서 포장해 ‘썰미’라고도 부른다.

미더덕과 유사한 환경에서 자라나며 산란 및 부착시기도 미더덕과 비슷하다. 7~9월에 산란하고 10월~2월까지 생산된다.

오만둥이는 미더덕에 비해 껍질이 두꺼우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하며 껍질까지 먹을 뿐 아니라 강한 생명력과 왕성한 번식력을 가진다.
오만둥이 1
명주마을에서 생산되는 오만둥이

향은 미더덕보다 떨어지나 씹는 맛은 미더덕보다 월등히 좋다. 볶음으로도 먹고, 다양한 찜이나 찌개류에도 안성맞춤이다.

오만둥이는 모양 때문에 미더덕 ‘짝퉁’ 취급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더덕 못지 않은 효자노롯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 토박이면서 오만둥이 양식을 하는 정무굉(74)할아버지는 “그냥 묵는기지!, 오만둥이 알을 빼서 초무침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라며 오만둥이 예찬론을 펼쳤다.

함께 오만둥이를 키우는 문숙련(70)할머니도 “무채를 만들 때 넣어도 되고 된장찌개나 볶음을 할때 부침개 먹을 때도 먹으면 좋아. 노화방지도 되고 있어”라며 옆에서 거들었다.

명주마을을 말할 때 해양드라마세트장을 빼놓순 없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 500m 앞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해양드라마세트은 마산만 바다와 맞닿아 있다. 1만여㎡ 대지에 목조건물과 대장간, 저잣거리, 옛 포구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많은 사극 드라마와 영화 등이 이미 이곳에서 촬영을 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OCN TV드라마 야차, KBS 대하드라마 근초고왕, SBS 무사백동수, MBC 김수로왕 등 이곳에서 쵤영된 드라마는 이루 헤아릴 수 가 없다. 최근 개봉한 조선미녀삼총사도 이곳을 찾아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 해양드라마세트장에는 주말마다 1000여명 가까운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있다. 이곳을 한번 찾은 관광객들은 또 다시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세트장 내에는 이들 관광객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안내소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확충했다.

해양드라마세트장과 인근 구복마을 연륙교 명성에 미더덕 맛까지 보태져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 등 모두를 갖추고 있는 명주마을. 이러한 매력을 갖고 있는 명주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주말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성수기가 되면 인근지역은 물론 부산, 대구, 충청 내륙지역까지 자가용과 관광버스 등을 이용,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처럼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명주마을이야 말로 진정한 ‘보석구슬’같은 존재는 아닐까.



마을을 책임지는 아직도 ‘청년이장’
정굉수(63) 명주마을 이장

밭농사은 물론 횟집까지 운영하고 있는 정굉수(63) 명주마을 이장은 아직도 청년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1990년대초 이장을 맡기도 했던 정 이장은 다시 이장직을 맡아 6년동안 마을의 크고작은 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정 이장은 책임성이 강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역시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름철 외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들면 주민과 관광객들간 간혹 분쟁이 발생한다. 이러한 분쟁 해결은 정 이장 몫이다. “휴가철 행락객들이 고동이나 굴, 바지락 등 어민들이 생산한 것을 모르고 가져가시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어촌계장들과 분쟁이 날 때도 있다”면서 “마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달려가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드라마세트장 개장 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많아지면서 (관광객과 주민간 분쟁)그 부분에 어려움 점도 있는데 관광객들께서 조금만 신경써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장은 “미더덕은 판로가 확정돼 있어 봄철에 크게 걱정은 없지만 오만둥이는 자꾸 가격도 하락하고 과잉생산도 있어 이제 어려움이 많다”며 “마을 주민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고 경제적인 여건이 좋아지는 것이 올해의 소망이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길
네비게이션에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 혹은 63,65번 창원시내버스.
 
오만둥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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