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적보단 고전에 눈길을
신간 서적보단 고전에 눈길을
  • 경남일보
  • 승인 2014.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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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어떤 도서관이든 한 번도 읽히지 못하고 폐기되는 도서가 있다. 매번 많은 책들이 도서관에 비치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책들이 버려진다. 도서관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한 번도 읽히지 않고 버려지는 책에 대해 들었다. 그동안 폐기되는 책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관심은 대개 신간 서적에 가 있다. 버려지는 책들 중 한 번도 읽히지 못한 책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처럼 우리들의 눈은 항상 신간 서적으로 향해 있으며 서점을 가더라도 발길은 신간 서적이나 베스트셀러에만 머무른다. 사람들은 흔히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을 가장 올바르게 독서하는 법이라고 착각한다. 우리는 베스트셀러에 길들여져 있다. 베스트셀러만을 보는 것은 우리들의 나쁜 습관이다.

A. 쥬벨은 “신간 서적이 매우 괘씸한 까닭은 우리의 해묵은 책을 못 읽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정말로 신간 서적이 괘씸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 고전 문학을 좋아한다. 고전문학 책을 사러 서점으로 갈 때면 서점의 가장 중앙에 크게 위치한 베스트셀러 코너와 대조되어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나 꽂혀 있는 고전문학 코너를 보곤 했다. 신경 써서 찾지 않으면 잘 안 보일 정도로 구석에 위치해 있는 고전문학 코너의 책들은 먼지마저 쌓여 있다. 베스트셀러의 화려함에 베스트셀러가 아닌 도서들은 대부분 그 빛을 발산하지 못한다.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신간 서적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과거에는 고전을 많이 읽었다면 지금은 사회적 흐름 탓인지 자기계발서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형식의 신간 서적들이 많이 읽히고 있다. 가끔 신간 서적들을 많이 읽은 사람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처럼 잘못 평가되기도 한다.

우리 대학 학보에 ‘책과 함께 그와 함께’라고 교수가 추천한 책을 학우들에게 소개해 주는 코너가 있다. 그곳에 소개해 주는 책들조차 대부분이 비교적 신간 도서이며 베스트셀러로 이름난 책들뿐이다. 사실 처음 각 학과의 교수들이 해당 학과의 특성에 맡는 도서를 추천해 줄 것이라는 예상과 크게 빗나간 코너다. 우리는 왜 ‘신간’에, ‘베스트셀러’에 집착하는 것일까.

서점의 베스트셀러는 보통 신간 서적 중에서의 베스트셀러를 말한다. 베스트셀러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신간 도서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고전으로 고개를 돌려라. 베스트셀러만이 좋은 책이 아니다. 베스트셀러에 길들여져 무조건 ‘베스트셀러’라는 말만 붙으면 믿고 사서 보는 사람이 있다. 베스트셀러도 유행이다. 유행에 따를지 말지는 자유이긴 하다.

쏟아져 나오는 신간 도서만큼 없어지는 책들도 많다고 앞서 언급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는 수밖에 없다. 대학생들은 활자와 멀어지고 있다. 멀어진 사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가가야 한다.
김서현 (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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