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맞춤문화에서 탈피하자
대기업 맞춤문화에서 탈피하자
  • 강민중
  • 승인 2014.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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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적극 뒷받침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콘텐츠산업과 관련한 문화융성위원 및 현장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콘텐츠 투자 확대와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범정부적 지원 의지도 전했다.

특히 이날 정부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이끄는 콘텐츠 강국’을 목표로 창조적 산업화 기반 조성과 맞춤형 금융지원 확대, 융합형 창의인재 양성, 글로벌 한류 확산, 콘텐츠산업 공정거래 환경 조성 등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 5대 과제는 창조문화를 위해서는 절실히 필요한 부분들이다. 그중에서도 콘텐츠 산업공정거래 환경 조성 부분은 더욱 그렇다.

현재 콘텐츠 산업구조의 모순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정부가 현재 콘텐츠산업의 구조가 불공정 관행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대기업에 편향된 구조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서 의미가 크다.

국내 영화산업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영화의 부흥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르와 배급 영화 수의 다양성이 현저히 줄었고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며 뒷짐만 지고 있다. 이는 영화투자에서 배급과 상영까지 특정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드러내 놓고 벌이는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이다.

심지어 이러한 유통구조는 자신들이 투자한 영화를 자신들의 극장 체인에서 상영하고, 상영관 숫자를 늘려 흥행작을 생산해 내기도 한다. 또 이를 케이블TV 등을 통해 또다시 유통시켜 흥행을 이어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 영화 제작사와 투자사가 설 곳을 잃었고, 결국 콘텐츠의 다양성도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런 지적이 억울할 수도 있다. 지금의 문화적 급성장, 선진화된 문화시설, 수준은 그들의 투자와 노력으로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의 고도 수직성장은 우리문화의 폭을 좁혀 버리는 계기가 됐다. 또 기업의 수익성을 고려한 대규모의 맞춤문화는 진정한 우리 문화를 퇴보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섰다. 대기업이 기호에 맞게 맞춰 놓은 문화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노력을 해야 할 때다. 국민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는 문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 문화, 다양성이 돋보이는 소그룹 문화가 활성화되고 공유·소통되면서 진정한 문화선진국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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