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모텔의 변신
여행자를 위한 모텔의 변신
  • 경남일보
  • 승인 201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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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규 (객원논설위원, 한국국제대학교 교수)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부족한 숙박시설을 해결할 요량으로 시도한 사업이 모텔들을 변신시키는 것이었다. 이 사업은 적은 비용으로 모텔들을 숙박시설 본연의 편안한 잠자리 공간만을 제공하는 비즈니스호텔로 변신시켜 외국인 숙박난을 해소하였다. 모텔들의 변신은 변화하는 숙박환경에 따라 경쟁력을 잃은 모텔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했던 선택이었다.



진주도 도시 여행자용으로 바뀌어야

진주시에서도 머물러가는 관광을 위해 지역 내의 모텔들을 대상으로 중저가 호텔전환 보조사업을 시행한다고 한다. 이 모텔들의 중저가 호텔전환 시책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옳은 사업이다. 대중 숙박시설인 여관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 모텔은 오랜 기간 도시의 여행자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장소였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모텔은 러브호텔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정도로 잠시 방을 빌려주고 수입을 올리는 숙박시설로 운영된다. 그러한 모텔 영업방식은 방을 빌려주고 받는 대실료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행자들이 일찍부터 투숙하려고 하면 퇴짜를 맞기도 한다. 주인의 입장에서는 한창 영업 중인데 하루를 차지해야 하는 방을 내주게 되면 짧은 시간 머물다가는 손님들에게 방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누구나 집을 떠나 여행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여행자들이 모텔을 찾게 되자 이전의 경영방식을 고수하기 힘들게 되었다. 비싼 호텔 외에 잘 곳 없던 고객들이 모텔을 숙박장소로 택하자 새로운 문제도 생겨났다. 모텔을 찾는 손님이 늘어난 만큼 불편하기만 한 시설과 환경에 손님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모텔 간에 경쟁하느라 설치한 붉은 실내등으로 치장한 러브호텔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는 하룻밤을 쉬어가기에는 편치 않은 잠자리였다.

물론 모텔의 시설이나 영업방식은 주인이 선택한다. 하나 손님이 누구인가에 따라 시설이나 경영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동안 도심지권의 모텔들은 시설이 나은 호텔들과 경쟁하느라 많은 변화를 해왔다. 그들의 투자는 가격과 편의성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해 오는 쪽으로 생존기간을 늘려 왔다. 하지만 깨끗한 침대와 아침식사만을 제공하는 도시형 호텔이 등장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이른바 중저가 호텔을 표방하는 포지셔닝 전략을 구사하는 도시형 숙박업소가 모텔시장을 급속히 잠식해간 것이다.

이러한 숙박시장의 환경변화는 진주의 모텔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진주의 모텔도 진주를 찾아오는 여행자들의 요구에 맞춰 잘 변신해야 한다. 진주에 알맞은 숙박장소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알맞은 숙박장소란 말 그대로 편한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이면 된다. 편안한 잠자리는 여행자들에게 피로를 풀어주고, 다음 여행을 여유롭게 준비해 준다. 저렴한 비용으로도 깨끗한 침대에서 깊은 여독을 풀어주고, 조촐한 아침식사가 제공되면 그만이다. 그런 점에서 모텔에서 유흥업소의 퇴출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그 다음에 이전에 모텔을 찾는 손님들과 새로이 찾는 여행자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전에 모텔들은 객실 청소나 해주고 입구의 손구멍으로 열쇠만 내어 주면 손님과 만날 일이 없다. 하지만 새로운 손님인 여행자에게는 주인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모텔시설에는 주인과 대화를 하면서 손님이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있어야 한다. 프런트를 겸한 손님과 공유하는 공간은 진주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안내서가 비치되고 주인과 따뜻한 차 한잔 정도 나눌 수 있다면 충분하다.



여행자 편히 쉬어가는 잠자리 만들자

도시를 찾는 여행자에게 편안한 잠자리는 피로를 풀게 해주고, 다음 여정을 여유롭게 준비하도록 해주는 장소이다. 숙박업소에서 당연시 여겨지는 잠자리 공간의 제공은 최상의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낯선 곳을 찾은 여행자들이 낯설지 않도록 주인의 인심이 후한 그런 숙박업소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모텔들의 변신을 위한 진주시의 지원정책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고원규 (객원논설위원, 한국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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