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20년차 화물차 운전기사 임우근씨
마치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10일 오후, 사천시 축동에 자리한 화물 차고지에서 임우근(42·진주시 상대동)씨를 만났다.
다소 겸연쩍하다가 편하게 물어볼 것을 물어보라는 한 마디에 친절함이 묻어났다.
운전하신지 얼마냐 됐냐고 묻자, “벌써 경력 20년이 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는 형님의 권유로 22살때 얼떨결에 운전대를 잡았는데, 우렁찬 엔진소리가 심장이 떨릴 정도였어요. 지금은 안 몰아본 차가 없을 정도죠(웃음)”
그의 손을 거쳐간 대형 차량의 종류만 해도 덤프트럭, 시내버스, 레미콘, 장거리 화물기사까지 거의 모든 대형 차량을 섭렵했다.
지금 그가 몰고 있는 차량은 볼보 트렉터. 차체 무게만 17톤에 달하는 대형 차량이다.
지금은 주로 건설현장의 굴착기나 중장비 전용 트레일러를 몰고 있다.
워낙 큰 차다 보니 면허도 특수면허(트레일러)다. 등록증도 트렉터와 트레일러 두 가지를 갖춰야 한다.
오랜 경력에 성실함까지 갖춘 임씨의 사업장은 전국 방방곡곡이다.
이제는 적지 않은 경력에 성실함까지 갖춰 자리를 잡았지만 말 못한 애환도 많다고 털어놨다.
지난 해는 강원도 동해시에서 마지막 해넘김과 새해 첫 날을 혼자 맞았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부인과 아이들과 공유하며 가족 새해 맞이를 대신했다고 했다.
“전국으로 다니다보니 한 달에 집에 들어가는 날은 일주일 정도뿐이에요. 애들이 한창 자랄시긴데 자주 곁에 있어주지 못해 그게 가장 미안하죠.”
부인 박희영씨와의 사이에 1남 2녀의 단란한 가정을 둔 임씨는 아이들이 눈에 자주 밟혀 한때는 일에 대한 회의감에 남몰래 고민도 많이 했다.
“막내가 태어났을때 3일만에야 얼굴을 봤어요. 일은 바쁘고, 아이들 얼굴은 보고 싶고, 그때는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실제로 가족과 있고 싶어 1년간 그만둔 적도 있었지요(웃음)”
임씨의 가족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큰 아이는 붉은 가을에 태어났다고 해서 임 단(丹), 푸른 봄에 태어난 둘째는 임 청(靑). 막내인 아들은 ‘원’자 돌림으로 임성원으로 각각 정했다.
“아이들이 커 가는 것을 보면 제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고, 더 열심히 일 해야 되겠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아이들이 밝고 이쁘게 자라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구입한지 1년 6개월 됐다는 임씨의 차량은 먼지 하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감을 느낀다는 임씨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늘 차량관리에 신경을 쓴다.
“급하게 중장비를 옮겨야 하는데 차가 말썽이 나면 안되잖아요. 그건 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예요. 약속한 날에 운송하지 못하면 공사현장도 멈추게 되거든요. 차가 고장나지 않는 상태로 유지해놓는건 신용과도 직결되죠.”
마지막으로 임씨는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지금의 꿈은 작지만 저만의 운수회사를 차리는 게 꿈”이라고 했다. 임씨의 꿈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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