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와 발전
해체와 발전
  • 경남일보
  • 승인 2014.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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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사람들은 주위 일체의 것에 대한 의심의 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류 지적 발전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의심은 주류의 사회통념에 도전함으로써 역사 진전의 원천이다. 단순 부정이나 파괴로 기존의 것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질화된 전통을 해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숨겨져 있는 의미나 성질을 발견함으로써 생명력을 불어넣는 몸부림도 바로 의심이다.

▶파괴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세계의 설계에 있다. 그리고 창조는 파괴적이며, 파괴는 창조적이라는 변증법적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 관념과 물적 세계나 깨뜨리지 않고 새로운 것을 기약할 수 없다. 파괴와 창조는 두 성질의 대립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서구 핵심사고인 형이상학의 이성 중심주의라는 주류의 사고를 해체라는 이름의 하나로 바라보는 것도 이런 구조다.

▶형이상학 이성 중심주의의 서구 기본인식은 우리 인식을 정체시켰던 부분이 없지 않다. 위계 서열적 이항대립 구조를 형성하고, 서구와 비서구를 구분하여 서구를 우위에 올려놓고, 비서구를 열등한 것으로 설정한 것이 그렇다. 문화적으로 앞선 서구가 뒤떨어진 비서구권의 민족 및 국가들을 계몽시킨다는 미명과 정당화가 그렇다.

▶모든 사회세력은 이익 향유와 그것의 확대 재생산 구조가 원천적인 관심사다. 생존은 절대가치이기 때문이다. 이타는 다른 논의 영역이다. 해체라는 사고는 형이상학의 이분법적 사고의 폭력성과 차별성뿐만 아니라 허구성에 대해 인식의 외연을 확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은 불완전한데, 진실과 거짓을 명백히 구분하는 서구 이성 중심주의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진실에 대한 폐쇄적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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