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아이들 잃는 나라
눈 뜨고 아이들 잃는 나라
  • 이은수
  • 승인 201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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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 기자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침몰소식이 온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세월호’가 지난 16일 인천항을 떠나 제주도로 향하다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수백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실종자 상당수가 침몰한 ‘세월호’에 남아있을 것으로 보여 배에 남은 공기 ‘에어포켓’이 구조될 때까지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가 관건이다.

한 부상자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밖을 보니 컨테이너가 다 쏟아져 내려왔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학생이 촬영한 영상에는 위태롭게 흔들리는 배 내부와 비명소리가 선명하게 담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정황으로 보면 후진국형 참사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월 경북 경주 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에 이어 또다시 예견된 인재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과 교사가 탑승했다. 학부모들은 안개가 짙어 사고위험이 큰 것을 알면서도 운행을 강행한 것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초 신고 1시간여 전부터 배가 기울어진 상태였다는 증언이 잇따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고 이후 미숙한 대처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본격 수학여행 시즌과 체험학습, 관광주간(5월1~11일)을 맞아 학생과 관광객들의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정부가 처음 설정한 관광주간을 이용, 전국 대부분의 초·중·고교가 단기방학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와 교육당국, 관련 업계는 여객선 참사를 거울 삼아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도내에는 크루즈선 관광, 농촌·어촌체험 마을, 자연휴양림 등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보험 가입 등 안전조치가 돼 있다고는 하나 철저한 재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수학여행 안전상황 특별점검을 지시했다. 구두선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각급 학교와 청소년 체험시설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다고 실적 위주의 단속을 하면 관광산업이 위축된다. 안전한 여행문화 조성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세월호 침몰 하루째, 생사 미확인 승객이 280명을 넘었다. 침몰하기까지 140분, 눈 뜨고 아이들을 잃는 나라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안전불감증이 불러오는 후진국형 인재가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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