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약사여래불
<이준의 역학이야기>약사여래불
  • 경남일보
  • 승인 201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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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8시30분쯤 진도군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조난신호를 보낸 이후 2시간20여분 만에 침몰했다. 하필이면 이름도 세월호이다. 구조된 사람들에 대하여 하늘의 도움인지 안도하였지만, 사망자와 실종자 때문에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처럼 어찌 할 수 없는 사고소식을 접할 때마다 하염없는 무력감에 휩싸이고, 동시에 저절로 초월적 어떤 힘과 기적을 갈망하게 된다.

밤 사경(새벽 3시)에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시고(마14:25),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가는 것(마14:29)처럼, 지금 실종자들도 침몰된 세월호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바다 위로 뛰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열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예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지니, 이는 제 마음에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함이라.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이르시되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마9:20∼22). 다만 예수의 옷자락에라도 손을 대게 하시기를 간구하니 손을 대는 자는 다 나음을 얻으니라(마14:36). 거기 서른여덟 해 된 병자가 있더라, 예수께서 그 누운 것을 보시고 병이 벌써 오래된 줄 아시고 이르시되 “네가 낫고자 하느냐?”,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 가니라.(요5:5∼9)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은 중생의 모든 병을 고쳐주기 위하여 12대 서원(誓願)을 세웠다. 이는 아미타불의 48서원과 더불어 대단히 유명하다. 그 중 여섯 번째와 일곱째가 질고(疾苦)로부터의 벗어남이다. 만약 모든 중생이 가난하고 곤궁하여 의지할 데가 없고 온갖 병고에 시달려도 의약과 의사가 없다가도, 잠시라도 나의 이름을 듣는다면 온갖 질병이 소멸하고 권속이 번성하며 모든 재물이 흡족하여 몸과 마음이 안락하고 마침내 보리를 성취하게 된다.

이처럼 사람이 바라는 희망사항과 피하고 싶은 것들을 다 들어주는 이들 중 한 분이 약사여래불이다. 그래서 몸 아프고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약사여래불은 가냘프나 간절한 소원이다. 약사여래불께서 이번 사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씻어 주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일으키는 사고는 늘 움직임에서 발생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동물로서의 사람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가장 근본적으로 먹고살기 위하여, 더 나아가 몸이 바라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때로는 순조롭게 때로는 전쟁에서처럼 거칠고 격렬하게 몸부림친다. 이런 활동의 특성을 프레임으로 개념화시켜 놓은 것이 구궁도(九宮圖)이다. 구궁도에서 상(相), 풍수지리, 기문둔갑 등이 나온다. 동양지혜의 근본이 그러하듯 구궁도도 정도(正道)를 기반으로 한다.

승객의 안전보다 빨리 제주에 도착하여야 한다는 목적지향적 조급성, 여태까지 별 탈이 없었던 경험적 매너리즘 등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재난(災難)을 초래하였다고 본다.

기본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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