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2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2
  • 경남일보
  • 승인 2014.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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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콜레스테롤의 해결사 (Ⅱ)
식용 난류(卵類)는 새의 알, 물고기 알, 악어 알, 거북이 알 등이 있는데, 그 중 흔히 섭취하는 것은 새의 알이고, 이 중에서도 달걀이 가장 많이 소비된다. 달걀이라는 이름은 ‘닭의 알→닭이알 →달걀’로 변천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1973년 경주시 황남동 155호 고분의 유물함에서 달걀 20여개가 출토된 사실이 있고,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김수로왕, 주몽 등의 역사적 인물들이 달걀과 관련된 설화가 있는 것을 보면,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아주 먼 옛날부터 달걀을 식용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예부터 먹어온 달걀이 요즈음엔 영 인기가 없다. 왜냐하면 조류독감(AI)과 콜레스테롤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달걀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 사실 요즘은 달걀을 생으로 먹는 경우가 거의 없어 조류독감은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달걀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하여 기피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실제로 달걀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까? 물론 달걀 1개에는 약 250mg 정도의 비교적 많은 양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달걀을 섭취하더라도 인체 내 혈중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진 정설이다. 그 원리는 달걀 노른자위에 레시틴(lecithin)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이 콜레스테롤을 녹여서 우리 몸에 축적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구체적인 실험 예를 보면, 달걀을 하루에 마음껏 먹는 사람과 동물성 지방질을 함유한 육류를 주로 먹는 사람들과 비교 실험한 결과, 놀랍게도 달걀을 먹은 사람의 혈액 중에는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으나 육류를 먹은 사람들은 현저히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로렌스 킨샐 박사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달걀 10개, 16개, 혹은 32개에 해당되는 지질과 순수한 콜레스테롤 60g을 매일 먹이는 임상실험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즉, 레시틴의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함유한 식사를 제공할 경우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러면 콜레스테롤의 해결사인 레시틴이라는 친구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레시틴은 다른 말로 비타민 F라고 하며, 인(燐)을 함유한 인지방질로 필수지방산(리놀레인산과 리놀레닌산), 인, 콜린 및 이노시톨과 결합되어 있는 복합물질이다. 따라서 이 친구는 혈액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전환시켜 줌으로써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심혈관 질환에 좋지 않은 나쁜 콜레스테롤(LDL cholesterol)을 저하시키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 cholesterol)의 농도를 높여 잉여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여 담즙산을 만들어 지방질 소화에 이용되어 체외로 배설시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이 무조건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콜레스테롤의 입장에서는 참 억울한 일이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은 뇌와 신경세포 형성, 성호르몬 합성, 부신(신장의 맨 위쪽에 있는 장기)의 각종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합성, 그리고 피하에서 비타민 D의 합성에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하루에 약 1300~2000mg의 콜레스테롤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통 하루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은 음식물로부터 약 20~30% 섭취되고, 나머지 70~80%는 간에서 포화지방산으로부터 만들어진다. 흔히 콜레스테롤에 대한 공포증으로 인해 음식물로부터 콜레스테롤을 가급적 적게 섭취하게 되는데, 그러나 이것은 인체 대사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체내에서 필요한 양만큼 콜레스테롤을 만들게 된다. 가령 음식물로부터 콜레스테롤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는 오히려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확보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높을 때 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달걀의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는 별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에 유익한 성분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는 달걀을 하루에 2~3개 먹는 것은 몸에 이롭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들께 자신 있게 권하는 바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1525R-96531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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