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수해복구는 ‘정비 아닌 파괴’다
마구잡이 수해복구는 ‘정비 아닌 파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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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를 예방하고 수해를 복구하기 위해 하천의 제방을 정비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생태적 고려 없이 무리하게 파헤치고 석축을 쌓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자연을 거스른 마구잡이 복구는 풍광을 망칠 뿐 아니라 그곳에 깃들어 사는 물고기 등 숱한 생명붙이의 터전을 황폐화시킨다.

경남도가 360여억 원을 들여 산청군 시천면 시천천 축제호안 11km에 대해 지난 2012년부터 오는 7월 말 준공 목표인 수해복구는 하천정비라기보다 단순 수해예방을 위한 치수목적에만 매달리는 것처림 보인다. 따라서 토속어류와 환경부 멸종위기 1급 어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천천에 수해복구 공사로 인해 생태계 파괴는 물론 공사 차량들이 하천 바닥를 가로질러 운행하고 있어 하천 오염 등이 우려되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하천 바닥에 있는 바위와 자갈 등을 파헤쳐 하천 생태계 파괴는 물론 중장비의 마구 운행으로 흙탕물 발생 등으로 하천 오염이 높아질 수 있다.

수해복구 사업을 하다보면 현 상태의 일정 환경파괴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천정비가 불도저식으로 무차별적인 정비가 자행되면 하천 생태계가 깡그리 파괴될 수밖에 없다. 하천 정비는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인간 삶의 질과 정주 여건을 높이는 친환경 재생사업이 돼야 한다. 정비는 하되 하천 환경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해 진정 환경 친화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천정비 사업이 거액의 예산을 들여서 자연재해를 복구하는 일이 도리어 풍광과 생태계를 망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시천천 하천정비 사업은 지자체들이 생태계 보전 등 환경보호 인식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시천천의 정비는 외관만 번지르르하는 것보다 자정 능력을 살릴 수 있도록 고려돼야 한다. 하천정비 사업을 한다고 하천환경을 마구잡이로 복구, 훼손한다면 그것은 분명 ‘정비가 아닌 파괴’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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