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픔 함께 공감하길
세월호 아픔 함께 공감하길
  • 박성민
  • 승인 2014.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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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지난 4월 16일, 다시 한 번 믿을 수 없는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인천을 떠나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침몰한 것이다. 온 국민이 기적같은 일을 바라며 어린 생명들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도 각계각층의 구호물품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으로 이어지고 있고, 스포츠·연예계 또한 희생자들의 위한 성금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의 소망이 간절한 가운데서도 몇몇 사람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국민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있다. 가장 먼저 사고수습에 나서야 할 공무원인 안전행정부 송모 국장은 일행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려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송모 국장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비켜 달라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청와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 곧바로 송모 국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등 사태수습에 부심했다. 또 교육부 장관은 구급약이 놓여 있던 탁자에서 컵라면을 먹는 사진이 찍히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안타까운 심정을 시로 작성해 SNS에 올렸으나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한편 한 유력 서울시장 예비후보 아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진국 국민에 비해 국민수준이 미개하다’고 글을 올려 파문을 자초했다. 대통령이 직접 사고현장을 찾아가 사고대책 수습과 재발방지 약속을 했는데도 언성을 높이거나 총리에게 물세례를 부었다고 실종자 가족들을 비난한 것이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서둘러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지만 이미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난 후였다.

보수성향 인터넷 사이트로 유명한 ‘일간베스트’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와 댓글로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비하하거나 조롱하고 있어 우리사회의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언론 역시 재난보도 초기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 기사를 여과없이 전했고, 신원이 불확실한 민간 잠수부와 인터뷰를 진행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슬픔에 잠긴 실종자, 희생자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무엇보다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실종자,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국민적 노력과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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