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소금물가리기의 추억
<농업이야기>소금물가리기의 추억
  • 경남일보
  • 승인 201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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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기술담당, 박사)
2km 남짓 걸어서 냇물과 산허리를 돌아 초등학교에 갔다 올 때에 한 참 물오른 소나무 새순을 비틀어 꺾어 솔잎과 겉껍질을 추려 배고픔을 달랠 시기쯤일 것이다. 헐레벌떡 집에 도착하여 마루에 걸터앉아 그릇에 담아 놓은 삶은 고구마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는데 아버지께서는 물지게에 물동이를 달고 물을 날랐다. 그 당시에는 우물이라고는 들판으로 나가는 큰길의 초입에 공동우물 1곳 밖에 없었다. 그래서 물이 필요하면 물지게로 물을 길러서 사용했다. 아버지께서는 몇 번이나 물지게로 물을 나른 후 큰 함지에 물을 중간정도 붓고 소금을 조금씩 넣으면서 달걀을 넣고 뜨는지 확인하였다. 그러고는 고방에 보관하던 볍씨를 가져와 넣고 막대기로 저어서 뜨는 쭉정이는 작은 소쿠리로 건져 잿간에 버렸다. 그리고 가라 앉아 있는 볍씨만 따로 큰 소쿠리에 받쳐서 물로 몇 번 씻고 다시 큰 함지에 넣고 물로 채워서 못자리에 파종할 준비를 해 놓는다. 손모내기의 못자리에서 기계모내기로의 발달과 함께 종자소독약까지 나와 이제 소금물가리기는 아련한 추억으로만 기억되고 있다.

기계모내기는 볍씨를 배게 뿌리는 어린모, 치묘 등의 발달로 볍씨에 있는 도열병, 키다리병, 깨씨무늬병, 이삭선충 등의 발생이 많아져 해마다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볍씨가 불량하면 모의 발육이 고르지 못해서 실패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따라서 볍씨로 오는 병해충 발생을 미연에 차단하고 충실한 볍씨를 골라내기 위해 지난해 수확하여 보관하던 볍씨는 종자소독하기 전처리 과정으로 반드시 소금물가리기를 해야 한다.

보급종을 제외한 일반 고품질 볍씨의 경우 물 한말에 소금을 넣고 저어서 녹인 후 달걀을 넣어 달걀이 누워서 수면위로 떠오를 정도가 되면 볍씨 반말을 넣고 잘 저어서 뜨는 쭉정이는 건져 낸다. 소금물에 가라앉은 충실한 종자만 걸러내어 깨끗한 물로 세 번 정도 씻어서 소금기를 뺀 후에 종자소독을 하면 된다.

찰벼의 볍씨인 경우에는 물 한말에 소금을 넣고 저어서 녹인 후 달걀을 넣어 달걀이 바닥에 누워 약간 들릴 정도만 되면 볍씨 반말을 넣고 잘 저어서 뜨는 쭉정이는 건져 낸다.

벼농사 중 모 기르기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충실한 볍씨를 엄선해 소독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일반재배용 볍씨는 물에 종자소독약을 넣고 볍씨를 하루나 이틀정도 담갔다가 건져서 씻은 후 침종을 하고, 친환경재배용 볍씨는 온탕에 담갔다가 꺼내어 찬물에 담가 열을 식혀서 침종하면 된다. 여러 가지 종자소독법이 있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시·군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여 종자소독 요령을 숙지한 후에 실천하여 깨끗하고 튼튼한 모를 만들어 올해도 대풍의 원대한 희망을 가져보자.
조성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기술담당, 박사)

조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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