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스페인 선장·승무원 대처, 惡人 천사를 보다
세월호와 스페인 선장·승무원 대처, 惡人 천사를 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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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증스러운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이었다. 해경이 찍은 동영상에는 승객을 버리고 탈출하는 승무원과 이들부터 구조하기에 급급한 해경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300명이 넘는 인명을 죽음에 몰아넣고도 선장과 승무원들은 신분을 속이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맨 먼저 탈출을 감행했다. 반면 학생들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구명조끼를 양보하며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단원고 학생들은 선장과 선원들이 설마 자신들을 버린 채 도망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사망·실종 302명의 인명피해를 낸 세월호 참사와 스페인 사고 대처를 보면 너무나 부끄럽고, 부럽다. 스페인 선장은 ‘수칙’에 따라 항만관제센터에 즉보하고 선원들에게 승객 대피를 준비시켰다. 승객들은 선원의 지시대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좌·우현 갑판으로 나뉘어 질서정연하게 구조에 대비했다. 지난 25일 스페인 남단 카나리아제도 근해에서 승객과 승무원 334명을 태운 여객선에 화재가 발생했으나 구조 당국과 선장·선원의 신속, 적절한 대응으로 단 1명의 희생자도 없이 전원 구조됐다.

해경의 동영상에서 팬티 바람으로 세월호 조타실을 맨 먼저 빠져나간 선장 이준석(69)씨와 스페인 사고 대처 차이는 너무 크다. 동영상에는 선장 이씨가 배 속에 갇힌 승객 302명의 생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맨 먼저 해경 보트에 올라타는 모습이 잡혀 있다. 무엇보다 스페인 대처와 세월호는 모든 게 정반대였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선실에 있던 학생들의 동영상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는데 다시 보기 고통스러울 만큼 안타깝고, 뭉클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쳐 천사 같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세월호 관계자들과 정부에 대한 분노가 번지고 있다. 세월호와 스페인 선장과 승무원들의 대처를 보면 악인(惡人)과 천사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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