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예방이 우선이다
재해, 예방이 우선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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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경남발전연구원 경남경제통계센터장)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선박사고가 잦은 편이고, 크고 작은 한 번의 사고임에도 많은 희생이 뒤따른다. 태풍, 홍수, 폭설, 가뭄, 지진, 황사 등 자연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화재, 폭발, 교통, 환경오염 등과 같이 사람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재해도 흔하다. 선박사고는 자연과 사람의 잘못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하며 대부분은 대형사고에 해당된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는 재난임에도 바다를 이용하는 일이 적거나 없는 육지의 대다수 국민에게는 모르고 스치거나 교통사고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지난 10여년 동안 경남의 재난현황을 살펴보면 도로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며 화재가 그 다음이다. 도로교통사고 건수와 피해인원은 2002년의 경우 각각 1만3890건에 2만364명이던 것이 2012년에는 1만4133건에 2만1154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도로교통사고 건수의 증가는 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도 원인이겠지만 여러 안전수칙을 따르지 않아 발생한 경우도 허다하다. 한편 화재 건수와 피해인원은 2002년에 각각 3276건에 208명이던 것이 2012년에는 3551건에 133명으로 건수는 늘었지만 피해인원은 다소 줄었다.

전반적으로 재난 건수와 피해인원은 최근 10년 동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각 재난의 원인을 보면 사람의 부주의와 잘못, 무대책과 무성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OECD 국가 중 골찌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산업부문의 경우 미미하게나마 재해가 줄어들었다.

자연재해와 달리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산업재해이다. 산업 활동에 수반되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대를 기점으로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다시 80년대에는 기계·전자와 같은 조립·가공산업 중심으로 전환하였다. 90년대 중반부터 정보통신기술 관련 IT산업, 그리고 2000년대 이후에는 지식기반의 신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해 오고 있다.

경공업에서 시작하여 지식기반으로 진전됨에도 산업재해는 계속 증가하였고 그로 인한 경제와 인명 손실이 막대하였다. 산업안전보건의 필요성이 대두된 바 90년대 후반부터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대책들이 세워졌다. 99년에는 안전·보건 관련 민간전문가와 관계 공무원 등 실무기획단이 구성되었고 산업재해 예방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1차(2000~2004)를 시작으로 5년 단위의 제3차가 실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노력은 산업재해율(근로자수에 대한 재해자수 비율)과 사망만인율(근로자수 만명당 사망자 수)에서 나타난다. 2002년 기준, 전국에 각각 0.77%와 2.46 및 경남 1.12%와 3.09였던 것이 2012년에는 전국 0.59%와 1.20 및 경남에 0.72%, 1.46으로 전반적으로 감소되어 왔다. 철저한 대비와 반복적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세월호 사고의 핵심 원인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 선박의 불법개조나 부실조작, 승선과 선적에서의 비리 등 국가와 국민이 가져야 할 기본 도리와 책무에 관한 회의에서 시작하여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탑승객을 포기한 선장과 대다수 선원들의 무책임하고도 비인간적 행위에서 분노에 치를 떨어야 했으며, 급기야 물에 잠겨가는 선체 안의 우리 어린 후예들의 절규를 방관하고 구경하듯 한 대응자세에서 비분과 무기력은 극에 달하였다.

대형재난은 대부분 인재이다. 93년 삼풍백화점 붕괴, 95년 대구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등이 그러하였다. 발생 후 교과서처럼 2800권에 달하는 위기대응 재난매뉴얼만 만들었다. 예방을 위한 실천은 등한시하였다. 산업재해의 경우처럼 예방과 대비, 실천적 훈련이 최우선이다.

세월호 사고, 어른임이 참으로 미안하고 민망하다. 이젠 모두 추스르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극복의 핵은 실천적 예방책이다. 삼가 명복을 빈다!

 

김영순 (경남발전연구원 경남경제통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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