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인 기자
지난 4월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품가치가 전혀 없는 파지인삼을 옮겨 심은 후 명품 함양삼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오던 3명의 업자들을 적발해 구속시켰다. 이들은 한 뿌리당 300원 미만에 판매되는 파지인삼을 자신들의 농장에서 3년간 키운 뒤 6~7년근 산양삼이라며 100배에 달하는 3만원에 되파는 수법으로 1억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그야말로 명품 함양 산삼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에 함양산양삼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발빠른 대응과 자정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모든 산양삼 재배농가들이 참여한 4월9일의 자정결의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거리행진, 그리고 영농법인, 축제위원회,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으로 구성된 ‘함양삼 지킴이’가 발족되고 16일부터 대대적인 농가 단속 등 곪아가는 살을 도려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450여 농가에서 생산이력제에 따른 브랜드화로 구축된 명품 함양 산양삼이라는 명성을 바탕으로 2020 세계산삼엑스포를 선언한 함양군은 지금 망설일 여지가 없다. 산양삼을 키우는 농민이 제일 잘 안다. 누구누구 농가가 거짓 농가인가? 아직도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생각을 가진 농가가 있다면, 아니 혹 생각이라도 하는 농가가 있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는 함양 산양삼이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함양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통감하고 명품 함양 산양삼 만들기에 동참해야 할 때이다.
함양 산양삼의 지킴이의 연중 단속도 중요하지만 함양삼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농가 스스로가 변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함양삼의 위상은 추락하고 말 것이다. 함양군의 행정도, 법인도, 지킴이도, 농가도, 지금 함양 산양삼을 지키지 못하면 축제도 엑스포도 문 닫는다는 각오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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