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와 ‘이밥’
이팝나무와 ‘이밥’
  • 경남일보
  • 승인 2014.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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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올해는 도내 3호선 국도(진주~산청 간) 등 곳곳의 도로에 요즘 유난히 이팝나무 꽃이 환하다. 예부터 이팝나무의 꽃을 보고 풍년일지, 흉년일지를 점쳤다고 한다. 온 천지가 이팝나무 꽃이 하얗게 꽃구름을 이루고 있다. 이팝나무 꽃이 많이 피면 그해는 풍년이 든다고 믿었고, 꽃이 적게 피면 그해는 흉년이 든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팝나무 꽃이 환하게 핀 것을 보니 올해는 풍년이 들것 같다. 이팝나무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한 의미는 ‘이밥’이고, 또 의미는 ‘입하(立夏)’이다. ‘이밥’은 꽃의 상징을, ‘입하’는 꽃의 개화기를 뜻한다.

▶‘이밥’은 이팝나무의 꽃을 고려의 왕족이나 지배자들만이 주로 먹었던 쌀밥에 비유한 것이고, ‘입하’는 24절기 중 하나에 비유한 것으로 꽃 피는 시기가 ‘입하’ 무렵이다. ‘입하’때는 시기적으로 서민들의 삶이 가장 힘든 ‘보릿고개’였다. 배고픈 서민들의 눈에 이팝나무의 흰 꽃이 쌀알로 보였을 것이다.

▶고려 말 토지 소유의 모순에 있었다. 당시에는 권문세족들과 불교 사원들이 ‘산천을 경계로 한다’고 할 정도로 대규모의 농장을 소유하고 있었다 한다. 따라서 농민들은 송곳 꽂을 땅도 가지고 있지 못했다 한다. 문제는 한 땅의 주인이 5~6명이나 되는 경우가 많아서 농민들은 세금(지대)를 여러 주인에게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

▶고려말에 조선을 건국한 태조(太祖)이성계의 전제(田制)개혁으로 권문세족들이 갖고 있는 농토를 빼앗아 백성들에게 돌려줌으로 ‘이씨가 준 쌀밥’을 먹게 되었다는 말에서 ‘이밥’이란 말이 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말의 뿌리(흰쌀밥)가 전제개혁으로 백성들은 쌀밥을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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