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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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 발달에 좋은 호두
중국이 원산지인 호두는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전 세계 호두 생산량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충렬왕16년(1290년) 9월에 영밀공 유청신이 원나라에 갔다가 귀국할 때 어린 호두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나무는 천안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 선생의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처음에는 과실의 이름을 알지 못해 호지(원나라)에서 가져 왔다하여 ‘호(胡)’자와 과실의 모양이 복숭아를 닮았다하여 복숭아 ‘도(桃)’자를 합하여 ‘호도’라고 불렀으나, 그 후 호두로 변천되었다. 한편 호두과자는 1934년 일본에서 제과 기술을 익힌 조귀금씨가 천안에 정착하여 사업을 구상하던 중 천안에 널리 재배되고 있는 호두에 착안하여 호두모양을 딴 과자를 만든 것이 오늘날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가 되었다.

호두에 얽힌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꽤 많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호두와 같은 견과(堅果, 단단한 껍질로 싸여있는 종류의 과실)를 아주 귀하게 여겨 호두를 최고의 신 제우스에게 받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중국 청조 말년에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여걸 서태후(西太后)가 미모를 유지한 비결은 매일 호두를 한 개씩 넣은 죽을 먹고 아름다움을 유지했다는 속설이 있다. 호두가 과연 서태후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공을 세웠을까? 추측컨대 호두에는 항산화성 물질인 비타민 E를 비롯하여 비타민 C, A, B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 E(2.4mg%)와 기능성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체내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시켜 피부를 아름답게 가꿔주는데 일조한 것으로 유추된다.

호두 과육의 모양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사람의 뇌구조와 비슷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그럴까?

우선 호두의 성분 조성을 보면, 호두에는 지질이 약 60%이상의 비율로 많고,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도 높다. 지방산 조성을 보면 몸에 유익한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63%, 올레산(oleic acid) 16%,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 10%, 팔미트산(palmitic acid) 7%, 스테아르산(stearic acid) 3%로 구성된 양질의 건성유로 녹는점이 낮은 좋은 지방산이다. 섬유질도 1.8%로 비교적 많고, 단백질은 약 18.6%로 글루텔린(glutelin)이라는 단백질이 주성분이고,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에는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an)의 함량이 가장 많다. 무기질로는 칼슘 약 130mg%, 인 약 199mg%, 비타민은 비타민 B1, B2, C 및 E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는 상기한 바와 같이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으며, 특히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많고, 이 중에서도 오메가-3 지방산 등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혈전을 예방하고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고, 또 항산화성 비타민 E와 C 등에 의해 뇌세포의 노화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호두는 인지력 저하를 포함한 노화작용을 억제 시킨다는 연구가 있다.

호두는 영양학적으로 볼 때 양질의 단백질과 몸에 유익한 지방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알카리성 식품이다. 때문에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하거나 병후 빠른 회복에 좋은 식품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만약 하루에 호두 세알씩을 먹을 경우 1일 필요량의 지방을 모두 섭취하게 된다. 호두는 매일 먹어도 호두 중의 불포화 지방산, 비타민 E와 C 등에 의해 성인병 유발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몸에 쌓인 노폐물을 분해하여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40대 이후의 중년기에 접어든 사람에게는 최고의 스테미너 식품이며, 50대 이후의 사람에게는 노화를 지연시키는 식품이 된다.

심지어 유럽연합에서는 호두가 함유된 식품에 ‘호두 섭취는 심혈관 질환에 혈관의 탄성을 강화시킨다’라는 문구를 공식적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견과류를 함유한 식품에 기능성 표기가 허가된 것은 호두가 최초인 셈이니 그 기능성을 인정 할만하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호두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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