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기려는 단일화 왜 반대하나”
“새누리 이기려는 단일화 왜 반대하나”
  • 이홍구/박철홍
  • 승인 201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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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내 갈길간다"…중앙당 방침에 반기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통합진보당 강병기 경남지사 후보가 통합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제동을 걸고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은 지난 24일 경남도당에 보낸 사무총장 명의의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 불가 방침 안내’ 공문을 통해 “일부 지역에서 검토됐던 통합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전면 취소됐다”며 “진보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불가하니 단일화 추진을 즉시 중단하고 선거운동에 전념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이에 따르지 않으면 규정에 따라 후보자격 박탈 등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중앙당의 이같은 방침은 종북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통진당과의 연대불가를 고수해온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문재인 의원이 최근 경남지사 선거와 관련, 새정치연합과 통합진보당 후보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친노계열로 분류되는 김 후보가 당 지도부에 사실상 항명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현 상황을 두고 볼 경우 김-안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당 지도부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문제가 현 지도부와 친노세력 간의 노선갈등과 권력투쟁의 서막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경수 후보는 26일 당 지도부의 방침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내 갈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당이 통보한 연대 불가 방침을 어제 재고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지역여론을 외면한 당 지도부의 불통과 독주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당이 수권정당이 되려면 전국 정당이 되어야 하고, 전국 정당이 되려면 부산과 경남 선거에서 이겨 새누리당 아성인 영남에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며 “경남의 새누리당 독주를 막으려고 연대를 추진하는 것인데, 당이 이를 가로막고 대안도 없이 책임도 안 지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그는 또 “당이 야권 연대가 안 된다고 하니 자력으로 이길 방도가 있느냐, 아니면 혹 필승의 계책이라도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당이 그럴 방도도 없고 의지도 없다면 이제 경남은 내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당이 이길 수 있는 길을 가로막으며 훨씬 힘든 길을 가라고 해도 제 신념에 따라 원칙대로 가겠다”며 단일화 추진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런 자중지란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김 후보의 충정에 절대 공감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지도부에 대한 공세에 가세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대 존재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란 야권연대의 원칙이 복원되어야 한다”며 “이 원칙이 확인되면 단일화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조작된 종북 공세가 두려워 야권 단일화에 한발짝 나서지 못한다면 민심에 대한 역행이고 관제정당과 다를 바 없다”며 “경남지역의 단일화에 진척이 없는 것은 안철수·김한길 두 대표가 진보당과의 연대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강병기 후보도 “야권이 힘을 합쳐 새누리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김경수 후보의 충정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며 “정권교체와 경남의 세력교체를 위한 구국적 결단으로 결실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진보당의 자존을 짓밟으며 야권연대를 파기하고 민주진보 세력의 단합을 해쳐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일방독주를 방치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강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도가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 달라”며 우회적으로 김 후보 측에 후보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경남지역 일부 시민단체모임인 ‘연대와 희망을 위한 경남연석회의’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지사 후보와 강병기 통합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범야권 후보로 단일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직된 원론적 견지에서 벗어나 경남의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유연하고 신축적인 입장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이홍구·박철홍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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