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나무 환경경제림 조성에 조속히 나서야
아까시나무 환경경제림 조성에 조속히 나서야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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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어릴 적에는 과수원길이란 노래를 부르고 아카시아꽃이 핀 산길을 걸으며 아카시아꽃을 따 먹고 놀았었다. 요맘때가 아카시아꽃이 한창 필 때다. 우리말로는 아까시나무의 꽃인데, 표준어로는 아카시아로 불리는 꽃, 그 꽃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필자는 20년 전쯤 아까시나무 숲이 태풍에 약하고 산사태 발생에 취약한 특성을 지녔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아까시나무가 그러한 부분에 약한 것은 사실이나 이제는 그러한 지역의 아까시나무들이 많이 쇠퇴했고 또 사방수종으로서의 훌륭한 역할도 다 한 시점에서 아까시나무들의 효용은 많이 줄어든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세간의 인식이기도 하다. 사방수종으로 비료목(肥料木)으로 아까시나무는 산림녹화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비록 무덤에까지 침범해 베고 베어도 자라나 찌르는 가시에 욕도 많이 들었던 나무이기는 해도 말이다. 그러한 아까시나무가 정말 많이 사라졌다. 아까시나무 꽃이 피면 산불이 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듯 아까시나무는 산불이 나는 시기를 끝내는 나무이기도 했다.

아까시나무는 그저 꿀을 생산해 주는 밀원식물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까시나무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아주 중요한 수종이라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아까시나무 총 360만㎥의 이산화탄소 총 저장량은 약 917만 이산화탄소톤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승용차 약 380만대에서 1년 동안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해당되는 양이다. 이미 이산화탄소는 1985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공식 선언한 온실가스다. 중형승용차 한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2.4t이다. 이런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까시나무였던 것이다. 그 뿐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카시아꿀의 모체가 아까시나무의 꽃인데, 아까시나무는 양봉임가에 연 1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밀원식물이기도 하다.

30년생을 기준으로 아까시나무는 연간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이 헥타르당 13.79 이산화탄소톤인데, 산림 수종 중 온실가스를 많이 흡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참나무류가 연간 헥타르당 12.1 이산화탄소톤인 것에 비한다면 월등히 효율이 높은 나무인 것이다. 이런 온실가스 방지에 효과적인 나무를 우리는 심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산림당국에서도 아까시나무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심을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경제수종인 밀원식물로 잘 키워야 한다는 것이 또한 아까시나무의 효용을 증대하는 일이기도 하다. 과거 아까시나무는 사방수종으로 산지침식을 억지했을 뿐만 아니라 산림을 녹화하는데 아주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었다. 가시가 많아 베고 베어도 맹아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 아까시나무는 단목으로 잘 키우면 가시도 퇴화되고 성목으로 잘 자랄 수 있는 나무이다. 다만 30년 이상이 되었을 때 나무가 쇠퇴하는 증세를 미리 파악해 보다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과 목재로서의 가치를 증대하는 일도 연구가 되어져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아까시나무는 1960년부터 1990년까지 30여년에 걸쳐 연료림으로 조성하여 밀원수림의 가치를 인정받아 한 때는 조림면적이 32만4000㏊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 군락으로 형성되어 생육하고 있는 아까시나무 숲은 2만6770㏊에 불과하다. 이는 1990년대 중반 12만5000㏊에 비해 10만㏊가 줄어든 수치인 것이다. 과거 비료목으로 연료 공급원으로 쓰였던 아까시나무가 지금은 밀원식물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예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나무라는 측면에서 아까시나무 숲을 늘리는 일은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비교적 산림이 황폐해져 가고 있는 곳이나 훼손지 등에 아까시나무를 심으면 어떨까. 꿀도 따고 공기도 좋게 하고 지구도 살리는 이렇게 좋은 나무를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지 않는가.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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