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의 현재적 의미
‘호국보훈의 달’의 현재적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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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열 (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많은 국민은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것을 안다. 이달에는 각 학교에서 호국보훈을 주제로 글짓기, 그림그리기, 웅변대회 같은 것을 개최한다. 나라를 구하고 국민을 살리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존경하고 기리는 것은 어릴 때부터 가져야 할 자세이다.

오늘은 현충일이다. 현충일은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국가가 정한 날이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호국보훈의 달과 현충일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수준은 낮아지는 것 같다. 일제시대나 한국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호국보훈의 달에 애국선열과 국군장병의 충절을 기리는 것은 어떤 형태로 드러날까. 일반 가정에서는 태극기(조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끝난다. 관공서는 추념식을 개최하고 만다. 물론 그 순간에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추념할 것이다. 그 외에는 그저 하루 쉬는 날, 공휴일로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러한 상황이 수십 년 더 지속된다면 호국보훈의 달이나 현충일이라는 개념조차도 희미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다면 호국보훈의 달, 현충일은 어떤 의미로 재해석되어야 할까. 우리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다른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자주 접한다. 지하철 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고 두 다리를 잃은 아름다운 역무원(역장) 김행균 씨 이야기는 주위를 감동케 했다. 또 세월호 침몰 당시 많은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미처 대피하지 못해 의롭게 생을 마감한 다섯 명의 의인들도 우리를 숙연케 했다.

며칠 전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서 화재사건이 발행했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을 지킨 역무원 덕분에 대형 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전남 장성군 노인요양원에서 화재가 났을 때 마지막까지 소화기를 붙들고 진화하다 숨진 간호사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소방공무원, 경찰, 국군, 민간 구조요원들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할 준비를 하고 있는 분들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경은 해체되고 소방방재청도 격하되는 조직의 격동기를 겪고는 있지만, 스스로 경찰이 되고 소방공무원이 되어 일생을 타인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기로 했던 개인 개인들의 숭고한 정신마저 훼손돼서는 안 된다.

6월을 맞이하여 우리가 호국과 보훈을 이야기하고 현충을 생각한다면, 현재 우리 주위에서 나라사랑 정신과 국민보호 신념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이 호국보훈 글짓기, 그림그리기, 웅변대회를 하는 것은 그들이 자라나 어른이 되었을 때 자기만의 이익보다 공동체를 소중히 생각하고 그렇게 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우리 아이들이 소방공무원, 경찰이 되고 군인이나 민간 구조요원이 되었을 때 우리 사회는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박균열 교수(윤리)
박균열 (경상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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