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 교육이 먼저다
내 자식 교육이 먼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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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태 (경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6·4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여야가 말도 많고 해설도 가지가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보수성향의 후보들을 물리치고 압승을 했다는 것이다. 전국 17개 지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은 대구, 경북, 울산을 제외한 13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특히 선거 막판에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조희연 후보는 고승덕·문용린 후보에게 대역전극을 펼치며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여론에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두고 ‘꼴찌의 반란’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대서특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희연 당선자는 지난 3월 시민 경선을 통해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선출됐으나 줄곧 4~1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고시 3관왕으로 유명한 고승덕 후보와 현 교육감인 문용린 후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지도와 지지율로 4명의 후보 중 선거 초반 ‘꼴찌’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랬던 그가 선거 막판에 4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여유롭게 당선되었으니 ‘꼴찌의 반란’이라 할 만하다.

반면 서울시교육감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던 보수 성향의 고승덕 후보는 선거 직전에 터진 악재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고 후보의 장녀인 희경(영어명 캔디 고) 씨가 SNS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선거를 불과 4일 앞둔 시점에 희경 씨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고승덕 씨는 자신의 자녀교육에 참여한 바가 없다”며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그 분은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든 간에 선거에 나선 아버지를 떨어트리기 위해 딸이 대중에게 폭로성 글을 썼다는 점은 우리 정서상 국민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이와 달리 조희연 후보의 아들도 포털에 아버지를 지지해 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은 네티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자식으로부터 지지 받는 후보와 자식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후보, 이렇게 극명하게 대비된 선거의 프레임은 그대로 표심으로 연결되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 결과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화만사성’이라는 격언을 떠올렸을 것이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되는 것이다. 그리고 화목한 가정이라야 인성이 바른 자녀교육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가정이 화목하지 않아도 돈이 많으면 똑똑하고 학식이 많은 자녀로 교육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인성이 훌륭한 자녀로 교육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리고 만사가 그렇듯이 교육의 효과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다.

/주선태 (경상대학교 축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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