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트라비아타
라 트라비아타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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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우리나라에 기생이 있었다면 일본에는 게이샤라는 직업이 있었다. 유럽에도 코르디잔이라는 직업이 있었다. 파티나 사교계에 저명 인사들의 파트너로 동반해 분위기를 돋우는 직업여성이다. 시와 음악, 춤은 물론 교양도 있어야 했다. 몬테크리스트 백작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르 두마의 아들이 쓴 ‘카멜리아 레디’는 코르디잔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

▶그 소설을 오페라로 만든 것이 ‘라 트라비아타’이다. 맥베드, 아이다와 함께 베르디의 3대 역작으로 곱힌다. 오페라를 잘 모르고 쉽게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도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집시들의 노래와 마드리드의 투우사 등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특히 죽음을 앞둔 주인공 비올레타의 아리아 ‘지난날의 즐거운 꿈이여 안녕’은 현악기가 주는 특유의 암울한 음색과 함께 진한 감동을 준다.

▶오페라에 더욱 깊이 빠져들면 프리마돈나의 창법과 연기,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젊음과 아름다움의 덧없음, 신분의 차별에 대한 고발 등이 보여 보고 듣는 매력을 더한다. 1막에서 전개되는 화려한 파티장면과 웅장한 코러스가 관중을 압도하고 전율을 선사하지만 극은 비올레타의 슬픈 죽음으로 끝난다. 굳이 베르디가 전주곡으로 3막의 어둡고 처연한 현악기 연주로 시작했는지 새겨 볼 일이다.

▶지방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거창에서 공연된다고 한다. 직접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가능하다면 원작소설을 한 번쯤 읽어보고 오페라를 대하면 더욱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한여름밤을 아리아의 선율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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