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을 때 실컷 울어라
울고 싶을 때 실컷 울어라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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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우리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유가족들의 피눈물을 보았고 그들의 절규에 같이 눈물 흘리며 슬퍼했고 침통해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도 보았다. 인간이 슬픈 감정을 나타내는 울음은 슬픔의 농도(濃度)에 따라 표현하는 말이 각기 다르다고 한다.

소리 없이 눈물만 주르르 흘리는 울음은 체(涕)라하고, 소리를 억누르며 우는 울음을 ‘추’라하며, 눈물을 흘리면 자연스럽게 우는 울음을 읍(泣)이라하고, 소리를 크게 내어 우는 울음을 곡(哭)이라한다. 그리고 눈물도 흘리고 소리도 내고 몸부림까지 치면서 우는 삼위일체의 울음을 통(慟)이라 했다.

또 눈물의 상형(象形)에 따라, 누(淚)는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것이요, 누(?)는 눈물이 눈의 테두리 안에 갇혀 흐르지 않고 괴여 있는 모양이며, 울고 싶지도 않고 울 수 있는 감정이 되어 있지 않은데 강제로 흘리게 하는 눈물을 ‘최’라 하는데 갓 시집온 며느리가 시어머니 초상때 흘리는 눈물이나 최루탄이 터져 흘리는 눈물이다. 서양에서는 이 최를 악어의 눈물이라고 해서 진실성이 없는 가짜 눈물로 표현하고 있다.

울음이란 한번 울기 시작하면 의지대로 멈출 수 없고 평균 6분을 지내야 멈출 수 있다고 한다. 또 대부분 혼자 울기를 원하지만 혼자 있을 때 울지 못하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깨에 기대고 우는 경우도 있다.

눈물은 신이 인간에게 안긴 치유의 정화수라고 한다. 그래서 자주 웃는 것만큼 자주 우는 것이 면역력 유지에 중요하다. 남자평균 수명이 여자보다 짧은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덜 울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울 때는 실컷 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이 앓는다. 울고 나면 개운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울음이 슬픔 감정을 정화시켜주고 슬플 때 만들어지는 독소를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실컷 울고 나면 괴로운 현실을 왜곡된 시각으로 보지 않게 된다.

세상 살다보면 기쁨도 있지만 별의별 상실과 슬픔도 겪게 된다. 이럴 때 실컷 울어버려라. 의학적으로 양파 썰 때 나오는 눈물보다 슬픈 영화를 볼 때 나오는 눈물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더 많이 빠져 나가고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우는 사람보다 소리 내어 엉엉 우는 사람이 심장병 발생률이 낮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금처럼 우울하고 답답하고 힘들 때 목 놓아 울어보자.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자. 피를 흘릴 때 피를 흘리지 않으면 남의 노예가 되고 땀을 흘릴 때 땀을 흘리지 않으면 가난에 빠지고 눈물을 흘릴 때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악에 둔감해진다는 처칠수상의 말을 음미하면서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호국영령과 세월로 사고로 희생된 영령들께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자.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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