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마을공동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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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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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로 간 인문학’
‘마을공동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별로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경쟁지상주의, 이웃 간 무관심 등이 문제가 될 때면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사는 ‘마을’의 가치가 공동체의 대안으로 거론되곤 한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자치단체나 민간 주도로 마을공동체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도 이런 흐름의 반영이다. 이같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현실을 나름의 관점으로 진단하고 나아갈 바를 제시한 책 2권이 최근 출간됐다.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삶창)는 실제로 마을 만들기 운동의 현장에서 일하거나 다양한 영역에서 소수자 운동을 벌이는 필자 7명이 지금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충북 옥천에서 활동하는 권단은 공론장을 통한 자치와 자급, 순환과 공생이 있는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진보정당 운동을 하는 김상철은 마을 만들기가 새마을 운동처럼 자치와 자급력을 고사시키거나 ‘수출 상품’으로 언급되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사회 운동과 정치의 올바른 관계를 구상한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장은 생활·경제·환경 공동체로서 마을의 회복을, 김정찬 ‘네트워크 고리’ 대표는 마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과 모임을 통한 ‘삶의 관계망’ 회복을 요구한다.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서 활동하는 박영길은 공동체가 이상과 소속감을 강조할 때 소외와 배척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성적 소수자 재단 ‘비온뒤무지개재단’ 활동가 한채윤은 ‘모두를 위하는’이나 ‘함께 어울려’ 등 구호에 내포된 획일성을 경계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창조성을 주문한다.

필자들은 마을이 제대로 서려면 다양한 운동이 필요하고, 더불어 다양한 힘들의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며 다양성을 마을 만들기의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240쪽. 1만3000원.



같은 시기 출간된 ‘마을로 간 인문학’(당대)은 ‘배움의 공동체’라는 측면에서 마을 만들기 운동의 성과와 지향점을 살펴본 책이다. 마을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서울 마포구의 배움 공동체 ‘마을배움@네트워크 판’에 관한 이야기다.

지역에서 20여년에 걸쳐 이뤄져 온 마을교육의 경험과 최근의 지역교육 현실, ‘네트워크 판’을 통해 마을에서의 배움이 네트워크로 재구성되는 과정과 의미, 그런 활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담았다.

아울러 배움의 목적과 방향이 달라질 때 사람들의 세계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런 인식 변화가 생활양식과 지역사회 변화를 어떻게 추동하는지를 ‘마을인문학’이라는 열쇳말을 통해 접근했다.

359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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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
마을로 간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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