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쌀(米)의 새로운 가치
<농업이야기>쌀(米)의 새로운 가치
  • 경남일보
  • 승인 201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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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쌀은 인류가 석기를 사용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에너지의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으로 자리매김 해왔고, 현재 전 세계 30억 인구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쌀 재배의 노동집약적 특성과 영양학적 완전성은 쌀을 먹는 민족이 길보다는 마을을 이루게 하였다.

특히 우리민족에게 쌀은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공동체의 근간이자 문화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가족을 식구(食口)라고 하여 밥을 함께 먹는 관계로 표현하였고 이사를 하면 시루떡을 돌려 먹으며 이웃과의 화합을 이루었다.

쌀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농업인들은 88번의 힘든 일을 감내해야 했고 그 힘든 일을 이겨내기 위해 흥겨운 농요와 춤이 발전해 왔으며 힘든 일을 서로 나누는 두레를 통해 이웃 간의 정겨움을 나누는 따뜻한 문화를 꽃 피워온 것이다.

땀 흘려 농사지은 쌀로 정성들여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들께 제사를 지냈고 멀리서 온 손님을 대하는 최고의 환대는 따뜻한 흰쌀로 밥을 지어내는 것이었다. 지금은 풍요의 시대이다.

주변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우리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개방화로 국경은 사라져 다양한 서구의 농산물이 우리네 시장을 점령해 가고 있다.

기술력의 향상으로 쌀 생산량은 해마다 증가되고 품질도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쌀산업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위 살찌는 흰쌀이라는 영양학적 오해와 더불어 소비감소, 수입개방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쌀 전분은 밀에 비하여 소화흡수가 느려 급격한 혈당상승을 방지하고 비만과 당뇨에 예방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미국, 일본 등에서 최근 연구결과 밝힌바 있다.

우리민족이 과연 언제부터 배가 불러 쌀을 외면해 왔나?. 현재 쌀이 조금 남는다고 해서 배부르다 두드리고 앉아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먹고 있는 자포니까(短粒種) 쌀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국의 동북3성, 미국의 캘리포니아 등에서만 생산되고 있으며 교역되고 있는 양은 겨우 200만톤에 불과하다.

만약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등으로 몇년만 흉년이 든다고 가정해보면 우리는 자포니카 쌀을 구하러 온 세계에 구걸을 해야 할 것이고, 곡물메이저들의 농간과 국제시장의 냉혹한 현실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뤄야 우리가 필요한 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은 주곡을 반드시 지키려 한다. 우리 쌀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보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쌀의 문화와 경제적 가치 그리고 안보차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항상 최악의 상태가 올 경우를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를 쌀로 대체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아야 하겠다. 밀가루 소비량의 10%(20만톤)만 쌀로 대체해도 매년 쌓이는 쌀 재고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다.

우리 쌀의 품질향상을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하였으며 이제 세계 최고 수준임에 틀림없다. 남은 것은 식문화 개선이며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쌀을 최고로 하는 습관을 키워야겠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최근 급성장하는 이유식 시장에서 보듯이 학교급식 또한 최고품질의 쌀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서 어릴 때부터 쌀음식과 친숙해지도록 해야겠다.

모내기를 마친 푸른 들판을 보라! 우리는 얼마나 큰 마음의 평안을 가지며, 가을철 황금들녘을 보라! 우리는 돈으로는 환산이 어려운 얼마나 큰 풍요로움을 가지는지, 만약 들녘에 벼농사를 일년만 거른다면 텅빈 들판의 황량함이 어떨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김동주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김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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