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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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전설적 경영자 알프레드 슬론
알프레드 P. 슬론(Alfred Pritchard Sloan, Jr.)은 1875년, 코네티컷 주 뉴 헤이븐에서 태어났다. 그는 커피 및 담배 제조회사를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MIT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1895년에 졸업하였다. 1899년에는 포드자동차(당시는 Oldsmobile)에 베어링을 납품하던 하얏트 롤러 베어링(Hyatt Roller Bearing)이라는 회사의 사장이 됐다. 이 회사가 1916년에 GM에 흡수되면서, 그는 GM의 식구가 되었다. 슬론은 대주주이던 듀퐁(Dupont) 사의 피에르 듀퐁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아 부사장 자리를 거쳐서 1923년에는 사장자리에 올랐고 1937년에는 마침내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래서 1923년부터 1937년까지 14년간은 사장으로, 1946년까지 23년간은 사장 겸 CEO로, 1937년부터 1956년까지 19년 간 회장으로 GM의 경영을 총괄한 탁월하고도 전설적인 경영자였다.

슬론이 사장을 맡은 1923년에는 GM의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포드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포드가 ‘대중들이 탈 수 있는 저렴한 차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당시 자동차 평균 판매가격 2000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인 850달러짜리 신모델 T를 성공시킴으로써 ‘자동차의 대중화’를 선도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다시 썼을 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계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슬론은 1931년 드디어 포드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고 1933년부터 1985년까지 4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였다. 그는 시보레(Chevrolet), 폰티악(Pontiac), 올스모빌(Oldsmobile), 뷰익(Buick), 캐딜락(Cadillac) 등 각각의 브랜드를 통해 서민층에서부터 부자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소비계층에 가장 적절한 브랜드 전략을 확립했다. 슬론의 이런 전략은 GM이 1930년대부터 포드를 누르고 업계를 선도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경영경제잡지 포천(Fortune)은 당시 GM의 제품군을 ‘보통사람들을 위한 쉐보레, 가난하지만 자존심 강한 사람들을 위한 폰티악, 삶의 여유가 있지만 신중한 사람들을 위한 올즈모빌, 야망을 가진 정치인을 위한 뷰익, 부유층 인사들을 위한 캐딜락’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슬론이 경영자로 있을 때인 1930년대 GM은 처음으로 포드를 앞질렀다.

세계 제2차 대전 중에는 군용트럭과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를 중단했다. 그러나 슬론은 전쟁이 곧 끝날 것을 미리 예측하고 다른 회사들보다 먼저 생산준비를 했기 때문에 일본이 항복한 날부터 45일 만에 다시 승용차를 생산해 낼 수 있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1950년대와 1960년대는 미국의 전성기였다. 미국은 공산품을 한껏 생산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호황을 누렸다. 슬론의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관리 능력에 따라 자동차제국이 된 GM은 자동차 생산과 다양화 된 모델 그리고 그에 따른 가격의 차별화 전략을 통하여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면서 거대한 이윤을 쌓았다.

슬론은 현장과 능력에 따른 인사를 중시한 경영자였다. 슬론은 미국 경제와 산업에서 자신의 위치를 높이 평가했지만, 그의 삶은 매우 검소했고 허례허식을 싫어했다. 그가 있던 뉴욕 록펠러센터 사무실 내부는 매우 단촐 했다. 매주 2~3일을 디트로이트에서 머물렀지만 호텔 스위트룸이나 별도 아파트 대신 GM 본사 빌딩의 꼭대기 층에 있는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은 방에서 잠을 잤다. 그리고 그는 항상 개인 식당을 사용하지 않고 간부용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했다. 사회 환원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슬론은 GM의 보통주 1%에 해당하는 재산을 자선기금으로 내놓았고 모교인 MIT도 적극 후원했다.

슬론이 82세 때인 1957년에 GM을 물러났을 때는 그의 귀가 잘 안 들렸다. 그는 이 후 GM의 명예회장 대우를 받으면서 모교인 MIT와 슬론 케터링 암 연구소, 슬론 제단 등에 3억 달러를 기부했다. 1950년부터는 뉴욕 5번가에 있는 그의 맨션에서 일대기를 집필하기 시작하여 1964년에 자서전인 ‘GM과 함께(My Years with General Motors)’를 출간했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22주 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전기공학도였던 그가 GM에서 만들어 낸 경영이론은 현대경영의 기초가 되었다. 자동차 산업의 거장이자 GM의 전설적인 경영자였던 슬론은 1966년 91세의 장수를 누리고 세상을 떠났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알프레드 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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