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교수의 의학이야기
박진성 교수의 의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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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 현대인의 손 건강을 위협하다
스마트 폰이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대중화되면서 현대인의 손은 스마트 기기를 작동하는 데 혹사당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 폰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25.5%가 스마트 폰 중독 위험군에 속하게 되며, 하루 평균 5.4시간을 사용한다고 한다. 자동차나 기계를 무리하게 장기간 사용하면 고장 나듯, 우리의 손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면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 중 수근관 증후군은 반복적으로, 비교적 오래 스마트 기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연령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스마트 기기와 연관된 대표적 수부 질환으로 할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은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손목의 전방에서 정중 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압박성 말초 신경 질환으로 손 저림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질환이다. 정중 신경은 손목과 손바닥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굵은 신경으로 수근골과 횡 수근 인대에 의해 둘러싸인 수근관을 손가락의 굴곡건과 같이 주행하여 엄지부터 약지의 절반까지 감각을 지배하며, 무지구의 근력을 지배한다. 대개 육아와 가사를 많이 하는 주부나 손을 많이 사용하는 농부, 요리사, 제조업 등의 직업군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장시간의 스마트 폰과 컴퓨터 작업, 태블릿 PC의 사용으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발병 연령도 젊어지고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수근관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손목 터널의 단면을 감소시킬 수 있는 어떤 경우도 가능하나, 흔히 두꺼워진 횡 수근 인대가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손목의 굴곡이나 신전, 염증성 질환, 손목 주위의 골절, 종물 등에 의해서도 정중 신경이 눌리게 된다. 또한, 당뇨, 비만, 갑상선 질환, 만성 신부전,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내과적 질환과 연관되어 있으며, 진동이 심한 공구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의 초기 증상은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손가락의 저림과 마치 장갑을 낀 듯한 무딤을 느끼게 되며, 심한 경우에는 잠을 자다 깰 정도의 심한 야간 통증을 호소한다. ‘저리다’는 증상은 일반적으로 피부의 감각 저하나 과민, 때로는 쏘는 듯한 통증을 말한다. 이는 흔히 혈액 순환 장애로 인한 것으로 오인되기 쉽지만, 혈액 순환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으며, 신경의 압박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 또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여 신경의 압박 상태가 진행하게 되면, 손의 근력 약화와 무지구의 위축으로 인한 수부의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의 치료는 초기에는 손의 사용을 줄이고 부목 고정이나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하나,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정중 신경을 압박하는 횡 수근 인대를 잘라 신경이 더 이상 눌리지 않게 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과거에는 손바닥 전체에 큰 절개를 해 수술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최소 절개나 내시경을 이용하여 수술하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작아 미용상으로도 우수하다. 수술 후 동통은 비교적 조기에 사라지게 되지만, 감각의 회복은 수개월이 소요되는 데, 이는 화장실에 오래 쪼그리고 앉아 다리가 저릴 때 일어서게 되면, 신경이 눌리는 것은 즉각적으로 풀리지만 일정 시간 다리의 저림이 지속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수술 후 일상생활은 바로 가능하며, 부목 고정은 필요치 않다. 수근관 증후군의 예방을 위해서는 과도한 손의 사용을 줄이고 과도하게 손목을 구부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스마트 폰의 사용을 삼가고, 마우스를 사용할 때는 편안한 자세로 사용해야 하며,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스마트 폰과 SNS의 확산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관계는 가까워졌으나,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는 오히려 멀어지고 대화도 적어진다고 말한다. 물론 필자도 이 말에 공감하며,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 회복뿐 아니라 손 건강을 위해서 잠시 스마트 폰을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이 어떨까?

/경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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