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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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와 육류의 영양소를 지닌 버섯
버섯은 분명히 동물은 아니고 식물인 것 같은데 자세히 관찰해보면 잎과 엽록소가 없고 또한 뿌리도 없지 않는가? 그렇다! 버섯은 식물이 아니라, 곰팡이나 효모와 마찬가지로 균류(菌類)에 속하는 미생물의 일종이다. 그런데 뿌리와 엽록소가 없는 놈이 어떻게 자라고 번식하는지가 궁금해진다. 버섯은 엽록소가 없기 때문에 광합성에 의하여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버섯은 살아있거나 죽은 수목의 뿌리나 줄기에 기생하면서 균사(菌絲)를 번식시켜 식물의 뿌리역할을 하는 균근(菌根)으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하여 생육하게 된다. 영양분을 섭취하는 방법도 그 종류에 따라 다른데, 동충하초는 곤충에 기생하여 영양분을 얻고, 송이버섯은 소나무의 뿌리에 기생하여 영양분은 얻는다.

버섯류는 지구상에 약 1만 여종에 이르며, 이중 식용으로 이용되는 종류는 1000여 종, 즐겨먹는 버섯은 100여 종이다. 이처럼 버섯은 종류도 많고, 식용의 역사도 장구하다. 최초의 기록으로는 기원전 3500년경 동굴의 타실리(Tassili)상에 버섯 그림이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자료에 의하면 고대 이집트에서는 버섯은 ‘신(神)의 식품’으로 극찬하여 일반인에게는 섭취를 금하였고, 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는 어찌나 버섯을 좋아하였던지 버섯을 따오는 사람에게 그 무게만큼의 황금을 주어서 ‘버섯황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중국인들은 ‘불로장수(不老長壽)의 영약(靈藥)’으로 여겼으며, 진시왕도 버섯을 즐겼다고 한다. 또 알프스 산맥을 가로질러 천하군사를 호령하던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버섯 요리가 식탁에 오르지 않으면 화를 낼 정도로 좋아하였다고 한다.

버섯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록은 고려시대의 김부식(1145년)이 저술한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33대 성덕왕 3년 정월에 충남 공주와 경북 상주에서 임금께 버섯을 진상하였다고 한다. 그 후 허준(1613년)이 저술한 동의보감에 7종의 버섯이 약재료로 소개되어 있다.

버섯을 예부터 즐겨먹어 온 주된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옛말에 ‘버섯장사는 무명 장수한다’는 속담처럼 버섯을 많이 먹을 수 있었던 사람은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 병에 잘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최근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버섯에는 여러 가지 생리활성 물질이 많은데, 특히 표고버섯, 잎새버섯, 상황버섯 등에는 항암활성이 높으며, 식용으로써의 가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약리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버섯의 영양성분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수분은 90% 이상, 탄수화물 3∼6%, 단백질 1.5∼2%, 지질 0.2∼0.4%, 회분 0.4∼0.8%, 비타민 B1, B2 및 비타민 D 전구체인 에르고스테롤(ergosterol)이 함유되어 있다. 에르고스테롤은 자외선에 의해 비타민 D로 전화되기 때문에 비타민 D의 주요 공급원이 된다. 또한 버섯에는 무기성분의 종류가 다양하다. 칼슘, 칼륨, 인, 아연, 망간, 게르마늄, 철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칼륨은 체내에서 세포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나트륨과 함께 산, 알칼리 및 수분 평형을 조절하는 생리기능을 갖고 있으며, 근육, 신경조직의 수축 이완에도 관여한다. 그리고 체내 분포하는 인은 골격과 치아, 근육 그리고 뇌신경, 간, 혈액 등에 존재하는데, 칼슘과 결합하여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며 세포의 핵과 세포질의 구성분이 된다. 이외 식이섬유소가 많아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여 변통을 좋게 함으로써 변비와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대장의 내압을 떨어뜨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발병을 막아준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압의 급격한 상승을 방지함으로써 동맥경화, 담석증 및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버섯의 맛 성분으로는 글루탐산(glutamic acid), 라이신(lysine), 알라닌(alanine) 등이 있고, 최근 연구에 의한 주요 생리기능성은 항암, 변비개선, 건성피부 완화작용, 항혈전, 항산화 기능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버섯이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기능성을 나타내는 것은 채소류나 과일처럼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단백질이 적절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채소와 육류의 장점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의미로 베지터블 비프스테이크(vegetable beefsteak)라고 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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