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子의 종말
男子의 종말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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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70년대 미국의 생리학자 도널드 에릭슨이 사람의 정자에서 성별을 결정하는 XY염색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하자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사내아이만 무더기로 태어나는 성비 불균형의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고 한다. 신청자의 70%가 사내보다는 딸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 후 4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사회는 4만년 동안 면면이 이어온 가부장적 사회가 불과 40여년 만에 가모장제로 바뀌는 성 권력 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 예로 ‘삼종지도(三從之道)’란 말이 있다. ‘예기’에 나오는 말로 여자는 어려서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결혼하면 남편을 따르며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유교사회의 사회통념이 신삼종지도(新三從之道)라하여 남자는 어릴 때 엄마에게 의존하고 결혼하면 아내에게 늙으면 시집간 딸에게 기댄다는 현사회의 사회통념이 되어가고 있다. 남자가 주(主)에서 종(從)으로 밀려나는 꼴이다.

최근 들어 일본에는 은퇴남편증후군이란 신종 병이 창궐했다고 한다.

병이 있으니까 증상이 있기 마련인데 그 증상이란 것이 부인이 은퇴한 남편의 옷을 만지면 두드러기가 생기고 집에 같이 있으면 소화가 안 된다고 병원을 찾아 하소연 하니까 일본 의학계에서 그것이 은퇴남편증후군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이런 남편을 덩치 큰 산업폐기물이라며 업신여기니 그래도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가을비에 떨어진 낙엽처럼 마누라에게 찰싹 붙어 헌신만 하겠다고 전국 마누라 헌신회가 신장개업하여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그런데 마누라 헌신회의 회훈이 첫째가 이길 수 없다 둘째가 이기지 않겠다 셋째가 이기려고 마음도 먹지 않겠다고 되어있다니 처량하다 못해 서글픈 마음까지 들게 한다.

우스갯소리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는 부인은 일본여성을 월급은 미국에서 받고 음식은 중국식으로 하고 영국 집에 사는 남자라고 하는데 이처럼 남편 대접을 제일 잘해주는 일본여자들이 병균 취급하는 세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남자들의 축쳐진 어깨에 맥 빠진 모습을 보다 못한 아줌마들이 잃어가는 남편과 아버지의 권의를 찾아주자고 아.나.기(아줌마는 나라의 기둥)란 여성단체를 발족했다고 한다.

이미 세상은 유연한 여자들의 세상인데 뻣뻣한 남자들은 사태파악도 못하고 자존심만 세우다보니 곳곳에서 불화음이 생기고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는 것 같다. 아! 남자들이여 시운이 그러할진대 반항하고 억지 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혼자의 떳떳한 기운이 세상의 사악에 이기지 못한다. 때를 기다릴 수밖에 무슨 도리가 있겠나.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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