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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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이 공업의 괴짜 CEO 야마다 아키오
“사원을 감동시켜라! - 사원을 감동시키는 것이 경영의 모든 것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월급을 많이 줘라!” “고용에 불안을 느끼게 하지 마라!” “구두쇠처럼 절약하고 사원을 위해 크게 쓰라!” “사원을 신뢰하고 결정권을 줘라!” “철저한 현장주의를 실천하라!” “회사는 사원들의 자랑이어야 한다!” “여러 기업에서 고객만족, 고객제일주의를 말하는데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사원을 감동시켜야 한다.” “감동받은 사원들이 일터에 나가서 고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일본 미라이(未來) 공업의 창업주 야마다 아키오(山田昭男) 상담역의 경영철학이다. 그의 경영 철학은 철저하게 ‘사람 중심’이다. 그래서 그의 독특한 경영관리 방식은 “인본주의 감동경영” 또는 “유토피아 경영”으로 대변된다. 1965년에 창업한 미라이 공업은 일본 남부 기후현(岐阜?)에 위치한 전기설비 제조업체로 비정규직과 구조조정, 성과주의에 매몰된 현대 기업경영 방식을 완전히 거부하면서도 1년 매출규모가 2500억 원에 1년 평균 경상이익률이 15%에 달하고 있다. 같은 업계에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서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중소기업이다.

미라이 공업은 1년에 140일을 쉰다. 일본에서 최고 길다. 또한 하루 근무시간이 7시간15분이고 연간 근무시간이 1600시간이다. 이것 역시 일본에서 제일 짧다. 그런데도 잔업을 금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사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하루 24시간 동안 회사에서 12시간 보내고 잠을 8시간 잔다고 하면 개인에게 남는 시간은 4시간 밖에 안 된다”며 그는 이 4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사는 것에 만족할 수 있도록 활용하라고 말한다. 육아휴직 기간은 자녀 당 3년이 보장되고, 직원의 월급은 업계 지역 평균보다 10% 더 높다. 그리고 직원 800명 전원이 전부 정규직이다. 아키오씨는 비정규직 사용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본다. 그는 “같은 일을 하는데 정규직의 절반의 월급을 받으면 누가 열심히 일하고, 기술을 익히려고 하겠느냐”라고 강변한다. 정년은 70세인데다가 5년마다 전 사원이 전세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떠난다. 미라이 공업에는 성과급이 없다. 철저히 연공서열주의다. 열심히 일했다고 해서, 물건을 더 많이 팔았다고 해서 월급을 더 주지 않는다. 야마다 아키오의 파격적인 인사관리 방식은 과장을 뽑는 데 직원 이름이 적힌 쪽지를 선풍기로 날려 제일 멀리 간 직원을 승진시킨 일화에서 잘 드러난다.

야마다 아키오는 중학교를 졸업한 때인 1947년 부친인 야마다 가즈히코(山田和彦)가 운영하는 ‘야마다 전전 제조소’에 들어갔다. 그는 성실한 후계자는 아니어서 회사에 특별한 애정이 없었고, 일을 못 해도 결국 자기 회사가 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연극에 빠져 1950년 극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부친은 결혼을 하고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아들을 1965년 해고하고,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 날벼락 같은 부친의 의절 선언에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는데다가 나이도 많아 다른 회사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가 가진 밑천은 중졸의 학력과 아버지 회사에서 다루던 전기설비에 관한 지식이 전부였다. 야마다 사장은 1965년 8월 친구들과 함께 자본금 50만 엔을 모아 ‘미라이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놀랍게도 미라이공업은 1965년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알짜회사로 성장해왔다.

야마다 사장은 회사에서 직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연극 활동의 경험에서 나온 원칙이다. 그는 “일단 막이 오르면 연기는 배우에게 맡겨야지 연출자는 개입할 수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연극은 망해버린다”며 “기업도 사원이 스스로 감동해 열심히 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야마다 아키오는 어느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직원)은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당근과 채찍이 필요 없다. 당근만 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회사가 직원을 감동시키게 되면, 직원들은 남들과의 경쟁보다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면서 “이것이 곧 회사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야마다 아키오는 “직원을 사람으로 존중하고, 돈 뿐만 아니라 일할 맛까지 나게 해주는, 그래서 사장과 직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바람”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야마다 아키오1
야마다 아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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