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인과(因果)
희망과 인과(因果)
  • 경남일보
  • 승인 2014.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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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인간 본질 탐구가 인문학이라면, 인간 생존 모색과정에 고안한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의 진단과 분석, 방향성 예측 학문은 사회과학이다. 그리고 이들을 존재하게 하는 추론근거는 인과성이다. 인간사 희망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염원과의 별개의 것임을 보여준 것이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 생존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 인간적 염원과 희망보다는 원인과 결과라는 냉정한 과학이치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성에 세월호 참사를 비추어보면 선장 한 개인의 황폐한 인성을 분석하면 인문학적 접근, 해양수산부와 해경의 행태를 구조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 사회과학적 접근이다. 사회과학의 임무는 이기와 탐욕에서 비롯되는 인간사회 오물의 흔적을 줄이고 응징해 사회를 바로 세우고, 사회정화의 틀을 고민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사익 절대주의다. 돈 되는 것이면 모든 것은 적당히 혹은 소홀히 해도 되는 돈의 하위변수다. 여기서 우리는 희망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희망이란 한 사람만 달라져선 소용이 없고,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싹트는 법이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것은 희망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다. 희망의 근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사회과학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과학의 주된 과제는 ‘후딱후딱 이데올로기’다. 희망을 좌절하게 하는 ‘대충대충’, ‘빨리빨리’의 정신은 우리 사회를 생각할 틈 없이 몰아가고 있다. 감정의 순환 또한 빨리빨리 문화에서 급속도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슬픔이란 감정의 유효기간은 존재할 여지가 없다. 슬픔을 품을 시간조차 없는 것이다. ‘멈춤’과 ‘쉼’은 우리에게 필요한 자양분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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