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이치
숨겨진 이치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세대 간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 그리고 그 존재를 가볍게 하는 것은 물질문명의 진화에서 비롯된다. ‘양’과 ‘속도’를 부채질하는 물질문화의 본질은 소유의 덕목이 강조되기에 반목하고 질시하고 상호 배타시하는 증오문화를 한 축으로 두고 있다.

▶모두가 바쁘게 뛰고 있는 사회다. 뛰는 사회에서 걷는 이는 낙오자일 뿐이다. 그래서 느린 발걸음의 삶은 용납되지 않는 도태대상의 삶이다. 이러한 도태대상의 삶을 의심해야 하는데 발상과 용기가 쉽지 않다. 문명 이기(利器) 속성인 ‘빠름’과 ‘편리함’에 함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사회 표면적 척도인 소유와 외모, 지위가 현실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물질문화는 소유하고 있는 물질 ‘양’으로 인간을 편 가른다. ‘양’을 준거로 타(他)는 자신의 물질 탈취의 악의적 경계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질문화의 화신인 돈은 모든 인간을 단순한 수량적 대소관계로 환원시키고, 계량적 종속으로 정의하게 한다. 돈의 양적 논리는 물질적 기준과 가치관이 생활의 질적 논리로 지배하게 된다. 돈 뒤에 숨어 있는 진리와 이치에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온전한 인간 삶과 문화는 성숙을 향한 인고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세상은 아름다움을 찾는 자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며, 기쁨을 발견하지 못한 자에게는 슬픔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이기적 타성을 버리고 공생의 이타적 자연성을 회복해야 하는 인간에게 그 진정한 아름다움은 인간과 자연의 자연스러운 공생과정에서 비롯된다. 자연은 지친 심성회복의 모태이고, 큰 깨달음과 큰 세상 이치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부터의 저항은 각자의 몫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