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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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암을 이긴다
우리나라의 버섯에 대한 연구는 20세기 초기에 일본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활기를 띠게 되었다. 버섯을 최초로 인공재배하게 된 것은 1935년 표고 종균을 일본에서 도입하여 재배한 것이 시초이다. 비록 시작은 늦었으나 지금은 양송이, 표고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영지버섯, 새송이버섯 등이 일본, 미국, 네덜란드, 중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표고버섯은 핵산관련 물질이 많아 기호성이 높은 식품인데, 표고버섯의 특이한 감칠맛(지미성분)을 내는 5′-구아닐산(5′-GMP)은 신선한 버섯에는 거의 없으나 요리하는 과정에서 RNA라는 핵산이 분해되어 생성된다. 이 성분은 글루탐산나트륨과 상승작용을 하여 한층 더 감칠맛을 강화시켜 준다. 특유의 향기는 알코올(1-octen-3-ol)과 유황을 함유한 레티오닌(lethionin)이며, 비타민 D 전구체인 에르고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뼈 건강과 조혈작용을 돕는다. 그 외에도 칼슘, 인 등의 무기질도 많다.

송이버섯 하면 특유의 향과 씹히는 맛을 기억할 것이다. 송이는 생육과정이 참 재미있다. 먼저 송이의 포자가 발아된 후 균사(菌絲)로 자라서 소나무의 잔뿌리에 착생(着生)한다. 착생한 균은 소나무 뿌리로부터 자당이나 포도당, 아미노산 등을 영양소로 이용하여 성장하고, 대신에 인, 칼륨 등의 무기질과 물을 소나무의 잔뿌리로 공급해준다. 송이버섯의 기능성으로는 혈액생성, 피부건강 및 신경안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6가 특히 많다.

소나무나 전나무 뿌리 주위에 부정형으로 분포하고 있는 복령(茯笭)은 베타-글루칸(β-glucan) 다당체가 많으며, 진정작용이나 이뇨작용 등의 기능이 있다. 복령과 같이 구멍장이 버섯과에 속하는 저령은 스테롤, 유기산, 다당류가 함유되어 있으며, 해열, 이뇨, 항균작용 등이 보고되어 있다.

동충하초는 숙주가 되는 나비, 벌, 딱정벌레, 메뚜기 등에 기생하여 숙주를 죽이고 숙주의 시체에 곤봉이나 줄 모양의 자실체를 만든다. 그러니까 겨울에는 벌레이던 것이 여름이 되면 버섯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동충하초(冬?夏草)라 한다. 디-만니톨(D-mannitol) 등의 당류와 스테롤 등이 발견되었고, 강장, 진정, 혈압강하, 항결핵균 등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이버섯은 사람의 귀모양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이 특징이며, 다른 버섯과는 달리 석회와 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반면에 단백질과 만니트(mannit)가 적다. 세계 각국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는 양송이는 유리아미노산, 비타민 B1, B2, 나이아신(niacin), 에르고스테롤 등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저 열량 고단백식품으로서 가치가 높다. 팽이버섯은 고사목에 기생하여 자체의 효소로 목재의 셀룰로오스, 펜토산(pentosan), 리그닌을 분해하여 영양분으로 변화시켜 생육하며, 쫄깃쫄깃하여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불로초로 불리는 영지버섯은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라는 다당류가 많고, 항종양, 항고혈압, 혈당강화 등의 효능이 있다.

최근에 종양저지율이 높은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桑黃)버섯은 원래 뽕나무 줄기에 자생하여 황색을 띤다고 하여 상황이라고 부르는데, 엄격한 의미에서 상황의 명칭은 학술명이 아니고 진흙버섯 속의 모든 종(種)에 해당하는 일반명이다. 그 종류가 엄청 많아 전 세계적으로 221여 종이 알려져 있다.

상황버섯이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버섯 중 항암작용이 가장 뛰어나다는 보고 때문이다. 1968년 일본의 국립암센터에서 연구하던 아께가와(池川)등에 의해 사코마(sarcoma) 180이란 암세포를 이식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상황버섯 추출물이 96.7%라는 높은 종양저지율을 보였는데, 이는 상황버섯에 함유된 베타 글루칸이라는 다당체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상황버섯이 항암효과가 큰 것은 베타 글루칸을 중심으로 하여 에르고스테롤(ergosterol), 비타민류, 미네랄류, 아미노산류, 지방산 및 여러 가지 효소 등이 이화학적인 반응에 의해 상승효과를 나타낸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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