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살리기
학교 살리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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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남 (사천 축동초등학교 교사)
필자가 근무하는 축동초등학교는 2012년 전교생 재적수가 34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해 있던 소규모 학교였다. 그런데 2014년 3월 2일, 전교생이 80명으로 늘어나자 지역사회와 동창회, 학부모들의 사랑 어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사천시 축동면 최일 면장이 전 교직원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면서 “제가 재임할 동안 축동초등학교가 폐교될까봐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2년 사이에 신입생과 전학생이 몰려와 학생 수가 80명으로 늘어난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것은 교장선생님과 전 교직원이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신 덕분이기에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이에 앞서 4월에는 본교 총동창회 회장과 임원들, 학교운영위원장, 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학교발전과 학생들의 복지, 참교육 실현을 위하여 열띤 토론을 하였다.

지역사회의 뜨거운 호응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학생수 감소로 학교경영이 어려운 농산어촌의 많은 학교가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있을 것 같아 폐교 위기에서 현재의 학교로 변신하기까지 그동안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교장선생님에게 여쭤 보았다.

본교가 오고 싶은 학교, 머무르고 싶은 학교로 거듭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인근 지역을 자유학구로 만들어 신입생이 다니고 싶은 학교를 선택하게 한 결과 올해 33명의 입학생이 들어와 1학년이 두 학급이 되었다.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통학버스 한 대로는 모자라 동창회에서 버스 한 대를 지원해주어 전교생이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에 오갈 수 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수익자 부담이 아닌 학교운영비와 교육기부로 운영되는 다채로운 방과 후 교육활동 또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영어, 컴퓨터, 전통무용, 골프, 스포츠댄스, 배드민턴, 가산창, 가산오광대, 사물놀이, 합창, 난타, 창의미술 등 지덕체를 겸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방과후 활동에 전교생 모두가 참석하여 숨은 재능을 발휘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매월 테마가 있는 토요 창의적 체험활동을 실시하여 문화와 자연이 숨 쉬는 타 지역의 사회시설을 탐방한다. 여행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동안 서로 돕고 배려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지난해 학교폭력 없는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아이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교육활동으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전국탈춤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쾌거도 이루었다.

이제 축동초등학교는 학생 수에서나 교육의 질에서도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고령화·도시화와 인구의 도시집중이 가속화되면서 농산어촌의 지자체에는 공동화가 심화되고 폐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학부모·지자체·동창회 및 학교가 함께해 온 축동의 학교 살리기 경험이 폐교의 고민을 안고 있는 학교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서외남 (사천 축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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