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勝者獨食 전리품
선거의 勝者獨食 전리품
  • 경남일보
  • 승인 201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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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선거는 1, 2위 간의 표차가 단 1표만 많아도 승자독식(勝者獨食)이다. 승자는 전쟁의 전리품을 획득하듯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패자는 죄인 마냥 모든 것을 잃는 구조이다. 선거에서 승자독식은 어쩔 수 없다. 물론 노력 없이 가만히 앉아 승자가 됐을리는 없다. 치열한 경쟁을 했고, 철저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전리품을 다 챙기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선거는 중국 현대 소설가인 ‘어우양산(歐陽山)의 소설, 산자샹(三家巷)’에서 등장한 말처럼 ‘일산불용이호(一山不容二虎:하나의 산은 두 마리 호랑이를 용납하지 않는다)’의 말 같다.

▶6·4 지방선거에서 많은 승자와 패자가 탄생했다. 선거는 1등만 기억토록하는 게임이다. 문제는 선거 때 얼마나 정당하게 승자가 됐으며, 승자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다했느냐는 것이다. 승자에게 필요한 것은 패자에게 배려와 나눔이다. 선거는 결과가 결정되는 순간, 승자가 모든 것을 100%를 차지한다.

▶선거에서 승자와 패자간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큰 우리나라 권력구조에서는 늘 승자와 패자는 전쟁에서 승자와 패자와 같은 심정이다. 산 속 호랑이가 자신의 구역에 침입한 다른 호랑이를 내버려 두지 않듯, 상대와 공존할 수 없다. 선거는 상대를 이기는 싸움만이 있을 뿐이다.

▶지방선거에서 승자는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여망은 물론, 패자의 상처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진정한 승자가 돼야 한다. 승자가 승자답지 못하면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없는 법이다. 선거는 1등에 희생된 2·3등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다. 하지만 2·3등이 없으면 1등도 없다. 한 때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외치는 승자독식 개그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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