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대한 '의리' 보여줄까
국민에 대한 '의리' 보여줄까
  • 박성민
  • 승인 201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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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그들만의 의리축구가 무너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전 무승부로 선전했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23일 오전 4시(한국시각) 베이라 히우경기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차전 경기에서 2-4로 대패했다. 대표팀은 앞서 벨기에가 러시아에 1-0으로 승리하면서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듯했으나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대표팀으로선 결과적으로 러시아전과 같은 전술로 나온 것이 패착이 됐다. 상대가 팀컬러를 가졌음에도 스타팅 라인업과 포메이션의 변화는 없었다. 원톱 박주영은 2경기 동안 단 한 개의 슈팅을 날리지 못할 만큼 부진했고, 상대들과 몸싸움은 물론 공중볼 경쟁에서도 밀렸다.

러시아전 공신이었던 기성용과 한국영은 러시아전과 같은 느린 템포로 빠른 알제리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봉쇄하지 못했고 오히려 포백 수비라인에게 부담을 더했다. 윤석영과 이용으로 구성된 양쪽 풀백은 연이어 뒷 공간이 뚫리면서 패배의 빌미가 됐다. 빠른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한 이근호와 롱 패스 공중볼을 모두 따내며 분전한 김신욱의 뒤늦은 투입이 두고두고 이쉬운 한 판이었다. 생애 월드컵 첫 골을 넣고도 좋아할 수 없었던 손흥민의 탄식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겼다.

대표팀은 또 여타 아시아 국가 중 알제리전까지 16강 확률이 가장 높았지만 결국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1승도 거두고 있지 못하는 아시아 축구의 부진 흐름에 우리도 동참한 것이다. 아직도 많은 축구 팬들은 박주호, 하대성, 김신욱의 벤치행과 박주영, 윤석영의 주전 기용에 의문을 품고 있다. 축구 팬들의 이런 의문이 알제리전 결과로 나왔지만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 변화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남은 경기는 이제 벨기에전이다. 유종의 미라도 거둬야 한다.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강팀 벨기에를 꺾는다면 16강 진출 확률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축구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약체로 평가받던 코스타리카가 실력으로 증명했다. 홍명보호는 더 이상 그들만의 의리가 아닌 국민을 위한 ‘의리’를 남은 벨기에전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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