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영지 살아 숨쉬는 역사교육장 절실
통제영지 살아 숨쉬는 역사교육장 절실
  • 허평세
  • 승인 201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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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평세 (남부지역본부장)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역사의 산교육장은 물론 통영 관광 활성화에도 한몫할 것으로 내다보고 복원한 삼도 수군 통제영지 복원사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복원개념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통영시는 지난해 8월 삼도 수군 통제영 낙성식을 가진 이후 통제영지 운영에 깊은 논의와 많은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야만 복원사업 성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보 305호 세병관과 지난 몇 년 간 약 600억원이란 엄청난 예산까지 동원해 가며 완공된 통제영지의 운영관리 시스템에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이를 방관하는 관계기관의 무사안일과 탁상행정적인 무책임하고 근시안적 관리책임은 물론 역사관 또한 의아감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처럼 문제가 되고 있는 핵심은 통제영지가 전시물 관람에서 그치는 정형화되고 정적인 문화탐방이라는 점에서 운영상 묘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통제영지는 현재와 같이 한번 지나쳐 버리는 건축물 탐방과 해설사 설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통제영과 관련되거나 통영지역의 무형문화재와 접목한 특색 있는 상설공연을 기획해 보다 생동감 있고 쉽게 와 닿는 문화컨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틀에 박힌 문화탐방보다 체험과 참여를 통한 역사와 문화적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주·부여지역 백제문화재현단지와 경북 안동 하회마을, 하동 등에서 지역문화와 결합한 특색 있는 상설공연이 문화공간을 통해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것을 봐 왔고, 이로 인해 관광 수요자들에게 양질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의 공연예술단체를 육성하는 등 일자리 창출까지 파급효과를 양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통제영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단순한 역사적인 건물로 여기며 아무런 메시지조차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영시에서도 세병관과 통제영, 거북선과 판옥선을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체험과 참여를 통해 역사를 피부로 실감할 수 있도록 상설공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방치되고 있는 통제영지 내 비석군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이를 보는 사람들의 비아냥거리로 전락하고 있어 역사탐방의 산교육장으로 활용되도록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알다시피 ‘두룡포 기사비’는 이경준 통제사가 원래 작은 포구에 지나지 않았던 두룡포에 삼도수군 통제영을 옮겨와 전략적 요충지가 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공적비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12호인 ‘두룡포 기사비’는 1625년 19대 통제사인 구인후가 통제영의 영문자리에 세웠던 것을 1904년 현재 위치로 옮겨온 것으로 알고 있다. ‘두룡포 기사비’는 통영의 정체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이자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다. 현재 ‘두룡포 기사비’는 비각을 지어 보존하고 있으나 오랜 풍파에 이미 아랫부분은 마모돼 복원이 어려운 상태로 안타깝기만 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병관 정면에서 오른쪽 한 켠에 약 60개의 비석군 또한 방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비석군들은 제5대 통제사부터 통제영 폐영까지 역사와 함께해온 분들의 역사적 공적과 시대적 상황이 새겨진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통제영의 유구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유물인 비석들이 환경오염과 자연재해에 그대로 방치된다면 어찌 문화예술의 고장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통제영지는 이미 막대한 규모의 예산이 동원돼 개관됐다. 비석군들이 시대별로 혹은 공적비, 선정비, 거사비, 유혜비 등 종류별로 분류해 통제영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제영을 산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또 장기적인 보존을 위해 비각 등 보호시설을 설치해 유형문화유산이 오래도록 전승·보존되도록 해야 한다.
허평세 (남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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