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소외된 분들과 함께합니다"
"어르신, 소외된 분들과 함께합니다"
  • 최창민
  • 승인 2014.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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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네 먹거리 운영 임소영씨
“어릴 적 할머니가 진주시 봉곡동에서 대한여인숙을 운영하면서 주변의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정형편이 좋지 않으신 분들을 수시로 모셔와 음식을 함께 나누며 재미있게 사시는 것을 봤습니다. 그때부터 어른이 되면 꼭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임소영(56)씨는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진주시 평거동에 ‘현주네 먹거리’라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색다른 방법으로 어르신들을 비롯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식사를 제공하며 생활의 기쁨을 찾고 있다.

임 씨의 식당은 진주시 평거동 평거주공아파트 주변 샛길에 있다. 취재를 위해 갔을 때 좁은 식당 안에는 공공근로를 하고 있던 할머니 5∼6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임씨는 식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주네 먹거리는 매주 첫째 셋째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2시간 동안 무료식사를 제공한다. 대상은 할머니 할아버지 장애인이 대부분이지만 이 외에도 누구든지 식당엘 찾아오면 무료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식당 메뉴판의 거의 모든 음식이 2900원이며 조금 비싼 것은 3900원이다. 이는 손님에게 3000원 혹은 4000원을 받은 뒤 남은 100원씩을 모아 어르신들에게 무료식사를 제공하는데 쓴다. 손님에게 100원씩을 더 받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는 임씨의 색다른 기부정신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는 무료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임씨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식당일을 많은 사람들이 와서 도와준다. 몸이 불편하지만 설거지를 도와주는 아주머니, ‘누나’라고 부르며 따르는 청소부 아저씨, 몸이 많이 불편해 걸음조차 잘 걷지 못하는 장애우들도 와서 도와 주고 있다.

“우리식당은 채소를 따로 사지 않습니다. 마을 할머니들이 텃밭에서 가꾼 채소를 서로 가져오니까요. 집에서 키우던 관상용 화분도 모두 마을 할머니들이 가져다 준 것입니다.”

식당 앞에 전시돼 있는 화분을 가르키며 밝게 웃는 임씨의 표정은 너무나 행복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사실 임씨는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시력이 크게 악화돼 있다. 10년 전 예기치 않은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사물을 확실하게 볼수는 없는 상태다. 생활하기에 불편하고 부자도 아니지만 이 일을 기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남을 돕는 다는 것은 반드시 돈이 많고 건강해야하는 되는 것은 아닌 것같습니다. 돈이 없고 건강하지 않아도 마음을 그 쪽으로 쓰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임씨는 기부인의 마음자세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말을 했다.

임씨의 꿈은 가족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요즘 어르신들이나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부족한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고 함께하니 저는 너무 기쁘고 행복합니다. 이분들의 놀이터, 쉼터라고 할까요.(웃음) 우리 할머니(하봉혜·작고)가 그랬듯이 앞으로도 어른신들과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

임씨는 “이들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식당일과 무료식사대접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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